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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의 회장까지 지내신 분이 요즘 다빈치 코드 상영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계신단다.

글쎄.. 솔직히 난 다빈치 코드의 영화성공에 대해서는 지극히 회의적이다. 본디 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지라, 다빈치 코드도 말로만 듣고 있었는데.. 작년인가? 종교학 수업시간에 학생 하나가 읽고 평좀 해달라고 하는 통에 이틀만에 그 책을 다 읽은 적은 있다. 그때 느낀 소감이란.. B급 추리 소설 정도였다. 이미 수백년전부터 닳고 닳은 기독교계열의 전설과 유언비어들, 그리고 성서해석학이 찾아낸 역사적 사실들이 대충 정리된 추리극에 얽히고 섥혀있을 뿐이었다.

물론 내 개인적으로는 이미 독일에 있을 때 [성배와 성혈]이라는 책을 접할 수 있었기때문에 [다빈치 코드]의 내용이 더 지리하고 지루해졌을 수도 있다.

여하튼 다빈치코드는 그렇게 별 새로울 것도 없는 이야기를 가지고 그런대로 흥미가 될만한 추리극으로 재구성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생겨난다. 간단한 추리극을 좀더 신비적인 모양새로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꾀어맞춰야 하는데.. 그러다 보니 종교학, 기호학, 도상학, 고고학 등등의 많은 내용들을 이야기로, 설명조로 길게 길게 달아줘야 했다. 즉 소설이 말이 많아졌다. 하지만 그만큼 말의 무게를 덜어줄 수 있는 이미지 창출에는 그닥 성공적이지는 못했던 것 같다. 이 점에서는 같이 소설을 영화화했지만,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과는 좀 다르다. 그 소설들은 기본적으로 말보다는 독자들에게 그림 그리기를 강요한다. 현실에서는 확인해 볼 길 없는 다양한 이미지들을 만들어내면서 그것들이 작가의 손에 의해 어떻게 재 창조 될 수 있을까를 호기심 가득하게 기다리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다빈치 코드는?

본디 말로 승부를 걸고있는 이 책은, 그 구성상 특별히 새로운 이미지를 끌어내오기가 힘들다. 즉 있는 그대로에서 단지 보통 사람들이 잘 모르는 내용들을 긴 말로 설명하고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것이 영화화될 때는 실패할 확률이 크다. 볼게 없어지고, 또 내용에서도 도약이 빈번함으로 연결이 매끄럽지 못하며, 이미 책을 읽은 이들에게는 정말 맥빠지는 영화가 될 공산이 크다.

생각해보라. [식스센스]라는 영화를 볼때.. 미리 원작이 있어서 그것을 보고 영화를 본다면, 참 그 영화가 재미있기도 하겠다. 따라서 다빈치 코드는 이미 그 제작기획부터 실패를 예고했다고도 볼 수 있다. 4천만이나 읽은 소설이고, 반전과 반전이 책을 이끌어가는 핵심코드인데 이미 그것이 다 노출된 상황에서, 게다가 별달리 볼만한 그림도 없는 판에 도대체 이 영화가 히트를 칠 까닭이 어디 있겠는가.

오히려 한국에서는 한기총에서 다빈치 코드를 무진장 홍보해주고 있는 셈이다. 아마 다른 나라와 달리 한국에서 다빈치 코드가 어느 정도 흥행에 성공했다면, 적어도 그중 7할 이상은 한기총의 극성스러운 대응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나는 이런 결론을 내린다. 다빈치 코드에 무지막지할 정도로 반대로 일관하는 작금 한기총의 지도급 인사들은.. 적어도 그 소설을 읽어보지도 않았거나. 아니면 도무지 문화라는 것에 대해서 이해할만한 제대로 된 두뇌 용량도 갖고 있지 못한 분들일 것만 같다.

나는 그분들이 그렇게 무지한 상태에서 무조건적인 반대에만 급급하기 보다는, 차라리 그 열정과 그 노력으로 좀 제대로 된 기독교 영화나 문화상품을 만드는데 투자를 좀 했음 좋겠다. 스트레오타입의 뻔한 선교 드라마나 문화상품으로 쳇바퀴 돌리면서 도대체 그 이상의 무엇을 기대하겠다는 것인지.. 원..

여하튼 이분들의 무지는 조롱으로 끝났을 수도 있는 한 영화의 숨통을 어느 정도 더 길게 만들어 놓을지도 모르겠다.


차라리 저 1인 시위를 성폭력을 행하고도 뻔뻔하게 거짓말을 일삼는 한 선교사를 두둔하는 교단 본부 앞에서 했으면 매우 큰 칭찬이라도 들었을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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