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읽기
2004.02.23 03:24

너무도 거친 그대의 말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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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된 시차적응실패로 인해 오늘도 새벽녘에 눈을 떴습니다. 대략 10시가 넘어 잠든 것 같은데.. 한참을 잤다고 생각했는데 두시 반쯤 되었더군요..

대략 3주 정도 독일에 머물다가 왔는데.. 한국땅에 들어서서 가장 먼저 귀를 때리는 것은 상당히 우리가 사용하는 말들이 거칠다는 거였답니다.

인천공항에 내려서 이것 저것 일 처리하고, 다시 김포공항으로 가서 부산행 비행기로 옮겨 타고, 김해공항에 내려서 가족들을 기다리며 옆의 사람들 대화를 접하면서, 딱하니 와닿는 것은 정말 말들이 많이 거칠고
일상 대화중에 욕설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척 많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저 역시 어린 학창시절 대부분 일상 대화에서 욕설을 무감각하게 사용했던 것이 기억나더군요.

우리 말이 너무 情적이어서 그런건가요?

그러고보니 독일 유학 초창기 시절 지도교수로 부터 받던 많은 지적들이 떠오르는 군요..

제 글에는 너무 많은 감정을 표출하는 형용사와 부사들이 자리하고있다고 학문적인 글쓰기는 그런 자신의 감정을 고스란히 노출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 혹은 획득한 정보를 오해의 여지가 가급적 적게 객관적으로 단출하게 명시하는 것이라고 몇번을 강조하면서 조금 cool하게 글을 쓰라고 강조하시곤 했지요.

그리곤 돌아와 당시 제가 가지고 있었던 한국인 학자들에 의해 작성된 논문을 좌악 일별했는데.. 정말 생각보다 많은 정서적 구조를 담고있는 형용 부사들과 표현들이 찾아지더군요.

단어의 선택도 의사소통의 투명함을 목적으로하기 보다는 극히 주관적이고 현학적이어서 결국은 글을 읽는 이들의 또다른 '해석'을 강요하고 있었구요..

더군다나 쓰여진 글들을 독해할때, 그 글들이 가지는 논리적 정합성과 의미의 명료함 외에 행간 속에 숨겨진 글쓴이의 의도나 정서적 상태까지 캐취해내야 하는 한국어의 관습적 속성상.. 불명료한 글들이 던지는 그 수많은 오해들과 반목들.. 토론은 언제나 감정싸움으로 종결하고, 논의의 오고 감 속에 언제나 정서의 충돌을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하는 우리의 언어 습관..

더 나가 언어와 의사의 교환과 소통에 있어서, 언어가 실어나르는 논의의 구조보다는 그 언어를 발설하는 주체자의 사회적 지위, 스탠스, 성별, 그리고 나이의 고하가 상당히 중요한 소통의 우위권 선점의 기준으로 작동하는 언어..

한국어의 소통 난맥상이 엿보이는 지점입니다.

이런 언어의 공간 속에서 살다보니.. 당연히 우리의 언어 습관은 언어에 감정을 짙게 묻어내는 훈련을 반복하게 되고, 우리의 언어 이해구조 역시 그 언어에 숨어있는 정서적 장치를 빨리 해독하는 쪽으로 치닫게되고..

그래서 토해진 언어가 가지는 의미해석보다는.. 그 언어의 원 발설자가 가지고 있는 정서적 구조 파악에 더 큰 비중과 시간을 투자하는 우리들..

그래서 토론은 쉽게 싸움이 되고, 논쟁은 언제나 전쟁이 되어버리고..
의견의 나눔은 생각이 나눔이 아니라, 감정의 교환이 되고..
결국은 서툰 편가름.. 내지는 또래 집단화라는 극히 집단주의적 행동양식으로 결말을 보게되는 구조적 모순을 접하게 됩니다.

옆의 아저씨가 던지는 한마디 욕설이 제게 던지는 적잖은 고민의 강요였습니다.

전 그냥 좀더 우리 사회가 쿨해졌음 좋겠습니다.

너무 많은 오바와 과장, 그리고 과시.. 그리고 정서적 덩어리가 우리의 의사결정과정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서툴수는 있지만.. 무언가 의사를 던지는 타인들에 대해 최소한의 이해를 위해 열린 자세가 더욱 우리 사회를 합리적으로 이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거친 말투들..

제가 외국생활을 한 덕분에 발견하게 된 우리 사회의 한 모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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