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2005.07.29 00:07

'친절한 금자씨'를 보고..

조회 수 2416 추천 수 33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Extra Form


요즘 갈기 신났다. 계절학기 수업끝내고, 그 여파로 냉방병을 앓고 있으면서도 열심히 다시 냉방의 골짜기로 향하고 있다. 그만큼 더위의 무게가 크기 때문인가? 오늘도 낑낑거리며 더위를 이겨가다가... 다행히 아침부터 무진장 퍼붓는 장대비 덕분으로 시원한 공기의 흐름을 즐길 수 있었다. 그러다가 저녁먹고 심심하던 차에 영화나 보자... 하면서 마악 개봉한 박찬욱의 "친절한 금자씨"를 보러갔다.

적어도 박찬욱 감독은 영화를 잘 꾸밀줄 아는 사람이다. 장선우 감독처럼 허망한 욕심도 내지 않으면서도.. 자기가 할 수 있는 말들은 적절한 선에서 매우 그럴듯하게 치장하는 능력이 탁월한 사람이다.

친절한 금자씨의 경우도 그렇다. 일단 화면 전체에서 풍겨져 나오는 그의 미학적 시선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색깔의 톤이나 화면의 구도, 그리고 카메라의 앵글 등등.. 무진장 카메라, 조명 스탭들을 갈궈가며 연신 모니터링 속에 빠져있었을 그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었다.

그리고 간간히 영화 속에 숨어있는(뭐 숨어있지도 않았지만..) 능글맞은 그 다운 블랙 유머도 영화의 융통성을 높여주는 맛깔스러운 장치들이었다.

괜히 영화 개봉하자마자 스포일러를 유포한다는 질타를 당할까봐 더 이상의 언급은 회피하겠지만..

난 박찬욱의 영화를 보면서 속에 찌꺼기처럼 남는 80년대의 시대병을 읽곤한다. 그리고 이번 작품도 크게 그 영역을 벗어나지 않고 있었다.

사실 그 시대를 자라온 우리 같은 세대는 그러한 공분의 그늘을 마음 한 가운데 지니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제대로 해소할 수 있는 장치를 우리들 스스로 갖기를 원하곤 한다. 그런 점에서 박찬욱은 지극히 평범한 80년대 학번의 정서를 그만의 카메라 앵글 속에서 매번 부활시키고 있다고도 볼 수 있겠다.

그리고 그것이 그의 가장 큰 장점이자, 또 한계이다.

과연 그는 친절한 금자씨를 통하여 자유를 얻을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이영애 여사의 연기는 그런대로 봐줄만 했다. 그런 점에서 이영애 보다는 이영애를 그렇게 변신시킨 박찬욱이 더 점수를 얻어야 할 것 같다.

아에 박찬욱은 이영애만을 위한 하나의 계획된 캐릭터를 이번 작품을 통하여 테스트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이번 작품은 여전히 지극히 사적인 그만의 유희였던 것인가?





  1. No Image

    하지원의 폰(Phone)을 보고..

    가위라는 작품으로 이미 인지도를 높인 안병기 감독과 하지원이 재결합해서 만든 공포물이다.. 전반적인 느낌은 '나쁘지 않다..' 이다. 깔끔한 화면에 적절한 음향등 일반 공포물로서 명함을 내밀기에 쪽팔릴 정도의 작품은 아닌듯 싶다.. 문제는 여전히 플롯...
    Date2003.05.01 Category영화읽기 Views2545
    Read More
  2. No Image

    Jenseits der Stille (고요의 저편에..)

    Jenseits der Stille (고요의 저편에..) 그러고보니 저도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본 기억이 나는군요.. 일종의 가족드라마, 성장드라마 라고나 할까요.. 이 영화는 라라(Lara)라는 한 소녀의 가족 이야기랍니다. 라라의 부모는 모두 청각장애자입니다. 그들은 소...
    Date2002.10.18 Category영화읽기 Views2526
    Read More
  3. No Image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역시 거장의 숨결은 좀 다른가? 모노노께 히메 이후에 더이상 작품을 만들지 않겠다던 미야자끼 하야오가 새로운 애니를 내어놓았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센과 치히로는 한 사람.. 그 아이의 본 이름은 치히로... 그러나 마녀에 의해 본명은 구축(악화...
    Date2002.08.08 Category영화읽기 Views3366
    Read More
  4. No Image

    "집으로..."를 보고...

    집으로... “오래만에 영화나 보러갈까?” “뭐 재미있는 거 있어?” “77살의 연상녀와 7살의 연하남의 기막힌 동거 이야기...” “음.. 정말 시공을 초월한 사랑의 승리이군...” “아냐 아냐! 그게 아니라.. 외할머니와 손자 이야기래~” “음... 아니, 뭐! 손자와 외...
    Date2002.07.09 Category영화읽기 Views2421
    Read More
  5. No Image

    '낯섦'과 '익숙함' - 영화 [매트릭스]를 보고 -

    '낯섦'과 '익숙함' - 영화 [매트릭스]를 보고 - 매트릭스(The Matrix)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제 추측에,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은 아마도 두 가지 상이한 감정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것을 구체화시켜 보자면 하나는 무척 '낯설음'일 것이고...
    Date2002.07.09 Category영화읽기 Views2586
    Read More
  6. No Image

    시네마 천국

    시네마 천국 모처럼 아름다운 영화를 만났습니다. 어찌나 아름답던지 저는 4,000원이라는 거금을 두번씩이나 그 영화의 관람을 위해 지불해야 했습니다. 최근들어 제가 본 영화중 이 영화를 따라잡을만한 영화는 없었읍니다. [시네마 천국]이란 제목의 이 영...
    Date2002.07.09 Category영화읽기 Views2088
    Read More
  7. No Image

    죽은 시인의 사회

    죽은 시인의 사회 제가 사는 집에서 5분 정도의 거리에 10층짜리 제법 그럴듯한 건물이 하나있습니다. 그리고 그 건물은 맨 꼭대기에 [크리스탈]이라고 하는 아담한 중형극장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바로 그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는 ...
    Date2002.07.09 Category영화읽기 Views1937
    Read More
  8. No Image

    모스키토 코스트

    모스키토 코스트 지난 월요일 몇몇 대학부 회원들과 함께 신촌을 점령했습니다. 점령한 이유는 신촌역 부근에 있는 [시네마 신촌]이라고 하는 영화관을 습격하기 위해서였죠. 습격목적은 다름아닌 영화관람을 위해서였죠. 우리가 보려고하는 영화는 '모스키토...
    Date2002.07.09 Category영화읽기 Views1910
    Read More
  9. No Image

    영화:현대인의 神話

    "영화:현대인의 神話" 지난 여름 기승을 부렸던 두편의 영화가 서늘해진 가을바람에도 아랑곳하지않고 장기집권에 성공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두편의 영화는 임권택감독의 <將軍의 아들>과 이태리영화인 <시네마 天國> 입니다. 이 두 영화는 거의 두달이상 ...
    Date2002.07.09 Category영화읽기 Views2040
    Read More
  10. No Image

    아빠 왜 저 사람 도망만 다녀? (영화평-개벽)

    “아빠 저 사람 왜 도망만 다녀?” - 開闢은 다시 만들어져야 한다! 1991년 한국영화의 신기원을 이룩한 임권택 감독의 역작! 총제작 기간 1년!! 총 제작비 15억원!!! 총 동원인원 일만오천명!!!! 민초들의 침묵하는 고요에서 숨가쁜 혁명의 외침으로 급격히 빨...
    Date2002.07.09 Category영화읽기 Views1896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Next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