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2020.03.16 21:20

봉준호의 기생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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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기생충>을 보았다. 2시간이 넘어가는 런닝타임을 잘 참아내며 보았다.

결론은 아카데미상을 받을만 했다. 무엇보다 탄탄한 스토리구조와 대사 라인이 참으로 찰졌다. 화면 톤이나 로케이션 헌팅 등 모든 게 봉준호 스러웠고, 배우들의 연기도 그리 크게 흠잡을 필요도 없었다.

그러나 대체로 감독의 페르소나가 너무 강하게 느껴왔다. 그래서 배우의 창의적 캐릭터를 선호하는 내 입장에서는 등장인물들이 너무 감독의 꼭두각시인양 느껴져 감흥은 사뭇 덜했다.

영화보는 내내 봉준호라는 '인형사'가 떠올라 되레 몰입에 방해가 되었다.

수십명의 봉준호가 스크린을 가득 메운듯한 착각은 나만의 것이었을까..

또 한가지.. 난 메시지가 너무 많거나 혹은 강한 영화는 썩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기생충이 보여준 '의미의 근수'는 조금 과한 면이 없지 않았다. 다크 코미디라면 그답게 조금만 의미의 무게를 덜했음 어땠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그런 점에서 스릴러로 바뀌는 장면에서 쿠엔틴 타란티노의 가볍고도 스타일리쉬한 폭력으로 방향을 틀었으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후반부에 펼쳐지는 피투성이 폭력은 너무 리얼하고, 감독의 감정과 도발이 선연히 투영되어 의미를 새겨내기도 버거웠고, 조금 부담스러웠다.

하기사 그런 것이 봉준호 스러운 것이니 어쩌겠냐만은...

아카데미 수상은 충분히 가능한 수준이라 보이고.. 거기에 더해 이제 100억 정도는 아카데미 캠페인을 위해 투자할 정도의 여력이 생긴 자본력도 큰 힘이 되었을 것이다. 물론 캠패인이 먹힐 정도의 작품성은 충분히 갖춰놓았기에 통한거겠지만...

 

암튼 나라면 이런 영화는 만들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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