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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화 시대에 해가 지지 않는 나라를 꿈꾸는 영국

멋진 바바리 코트와 축축한 안개비를 피하기 위한 검은 빛 우산, 그리고 깔끔한 중절모로 상징되는 영국신사들에게 요즘은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 하나 더 늘었다. 그것은 그들의 명함을 받아보면 금방 눈치챌 수 있다. 다름 아닌 전자메일 주소가 바로 그것이다. 영국 역시 정보화 사회라고 하는 도도한 세계사의 새로운 흐름에 정복 당한지 이미 오래이다. 따라서 유럽의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정보통신산업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다. 그리고 그 운동의 중심부에는 여왕 이하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인터넷을 비롯한 정보산업에 대한 이해와 관심에 있다. 따라서 이번에는 해가 지지 않았던 나라, 대영제국의 정보화 산업의 근황을 살펴보기로 한다.

“요즘 영국에서는 커다란 붐이 조성되어 있다. 그리고 그 붐은 컴퓨터와 모뎀이라고 하는 첨단 기기 들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이미 눈치 빠른 독자들은 알아차렸겠지만 그 붐의 주인공은 지금 유령처럼 전 세계를 휘감고 있는 인터넷 열풍이다. 편안한 의자 위에 몸을 싣고 바로 눈앞에 버티고 서 있는 모니터와 자그마한 자판만으로 이루어지는 이 매력적인 세계여행에는 지체 높으신 여왕이나, 권력의 최고봉에 있는 수상도 예외는 아니다. 더군다나 작금에는 6백만 명 이상의 영국인들이 자신의 전자메일을 소유하고 있고, 또 인터넷을 통한 정보사냥에 혈안이 되어 있다는 사실이 쇠퇴한 이 영광의(?) 섬나라에 불어닥친 인터넷의 열기를 가늠하게 해준다. 이러한 분위기는 노동당의 젊은 당수, 토니 블레이어(Tony Blair)가 수상으로서 행한 연설 중 영국의 정보화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 제시가 이미 초반부터 터져 나왔다는 것으로도 쉽게 알아챌 수 있다. 영국 수상 블레이어는 취임 초부터 32,000여 개에 이르는 영국의 모든 학교에 늦어도 2002년까지는 완벽한 컴퓨터 장비를 설비하겠다는 복안을 발표하였다. 그리고 덧붙여 그는 다음과 같이 일성을 높였다.

“대영제국은 정보시대의 새로운 강대국이 되어야만 한다!”

그리고 이런 지도층 인사들의 정보화에 대한 계몽작업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어 이제 영국에서 자신의 명함에 전자메일 주소를 적어놓지 못한 사람은 첨단사회를 역행하는 ‘촌놈’이라는 지탄을 받을 지경까지 이르게 되었다. 다시 말해 자긍심 높은 영국 신사들이 챙겨야 할 도구가 하나 더 늘어난 셈이 된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영국에서의 정보화가 곧 완성단계에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영국에서의 정보화는 지금까지 걸어 온 길보다는 가야할 길이 더 험하고 힘든 것 또한 사실이다. 정부의 강력한 계도로 지금은 많은 공식적인 기관이나, 단체들이 자신들의 정보를 홈페이지를 통해 서비스하고 있거나, 혹은 서비스하려는 시도들을 하고 있다. 최근의 통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공식적인 분야에서 만도 대략 180여 개에 이르는 홈페이지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바야흐로 전지구적인 정보망과 그 통로를 이용한 산업화는 이미 금세기의 일반적인 특징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이 흐름에 영국도 예외는 아닌 것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정보화를 위한 많은 시도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부족한 구석은 여기저기에서 발견되고 있다. 우선 정부의 노력 여하와는 관계없이 자존심 강한 영국의 기업들이 운영하고 있는 홈페이지들을 방문해보면, 대부분의 방문객들은 입구에서부터 실망스러운 장면과 마주치게 된다. 왜냐하면 많은 수의 인터넷 사이트들은 전혀 독창적이지 않고 서비스하고 있는 내용도 회사의 가장 일반적인 정보들 외에는 별다른 것이 없기 때문이다. 단지 한번 방문했던 사람들을 몇 번이고 방문하게 만드는 시각적인 흥미에만 신경을 쓰는 서너 개의 사이트들을 만나게 될 뿐, 내용적으로는 여전히 부족한 상태로 있는 것들이 대부분인 것이다.

「플레쳐 리서치(Fletcher Research)」라고 하는 영국의 한 조사기관은 홈페이지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자국의 250여 개 회사의 사이트들을 방문하여 그들의 기준에 의거한 꼼꼼한 조사를 감행했다. 서비스의 내용은 어느 수준인지, 사이트를 운영함에 있어서 새로운 기술들은 잘 적용하고 있는지, 전체적인 디자인은 방문자들로 하여금 관심을 사기에 충분한 것인지... 등 등 수십 개에 이르는 기준항목을 세워두고 수백 개에 달하는 인터넷 사이트들을 방문하여 현 영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인터넷 열풍의 진상을 분석하였다. 이 연구기관이 내린 결론은 여전히 많은 회사들은 아직도 새로운 미디어, 즉 인터넷의 상품성에 대한 인식과 또 그 가능성을 이용하려는 의지가 부족하다고 하는 것이다. 즉 조사 대상이었던 많은 수의 회사들은 여전히 인터넷을 통한 상업활동에 대한 가능성을 폭넓게 사용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들의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된 회사들 중 대략 3분의 2 가량이 문자와 숫자로만 구성된, 더군다나 내용으로는 너무나 일반적이어서 달리 주의해서 살펴볼 필요가 없는 정보들만을 올려놓고 있다고 한다. 「존 루이스(John Lewis) 상사」 같은 회사는 가장 재미없는 사이트 들 중의 하나이다. 이 회사는 시커먼 배경 색에 자사에 대한 간략한 홍보내용을 담고 있어 마치 전화번호부의 기업광고와도 같은 성의 없는 수준의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그 정도 내용을 담기 위해 인터넷 주소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부끄러울 정도의 대책 없는 사이트 관리 상태인 것이다. 이에 반해 최고의 점수를 얻은 사이트는 잘 알려진 석유회사인 쉘(Shell, http://www.schell.co.kr)이다. 쉘의 홈페이지에는 자사와 생산품들 그리고 영업소들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일목 요원하게 장식했을 뿐만 아니라, 방문자에게 회사의 최근 소식과 또 주식현황까지 서비스하고 있다. 게다가 방문객들은 회사의 도서관을 상세히 검색할 수도 있다.

이러한 사실들이 암시하고 있는 것은 단지 적은 숫자의 회사들만이 독특하고 눈에 띄는 홈페이지가 상업적인 목적을 위해서도 훌륭히 이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음을 의미한다. 플레쳐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조사된 회사들 중 단지 35%만이 인터넷을 통해서도 돈을 벌려고 시도한다고 한다. 그들 회사가 가장 주로 사용하는 방법은 홈페이지를 통한 광고이다. 그러나 여러 회사들이 인터넷을 통한 상업활동에 주저하는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 사실 인터넷의 온라인 쇼핑을 이용하는 방문자들은 영국의 경우 인터넷 이용자들 중 단지 16%에 불과하다. 이 적은 비율은 회사의 고위층들로 하여금 홈페이지 관리를 위해 지출되는 비용 자체를 쓸데없는 낭비라 생각하게 할 수 도 있다. 그리고 또 하나 회사들은 무엇보다도 전 세계적 규모의 정보망 안에 있는 상점들 역시 정해진 규칙이 없이는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하며 인터넷 상거래로의 투자에 주저하고 있다. 만약 정해진 표준이 없다면, 인터넷은 취미로 정보사냥을 나서는 사람들이나 전자메일에 경도 되어있는 사람들만을 위한 오락실로만 남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사이버 족들의 취미 생활을 위하여 실질적인 현물투자를 하는 것은 미련한 짓이라는 것이 경영진들의 판단인 것이다. 이러한 생각 속에 대부분의 기업들은 호들갑떠는(?) 정부의 정보화 타령에 회사의 이름만 내걸은 홈페이지로서 응답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꼭 이런 우유부단한 회사들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생필품 전문업체인 테스코(Tesco)는 영국의 온라인 쇼핑 분야에서는 용감한 선구자이며 개척가이다. 이 회사의 보고에 의하면 온라인 쇼핑을 통한 주문행위가 나날이 늘어나고 있어서 최근에는 컴퓨터를 통한 온라인 쇼핑이 성사하기까지, 인기 있는 주문상품일 경우는, 넘쳐나는 주문자들로 인하여 부분적으로는 몇 개월 이상씩 소요되기도 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 역시 온라인 쇼핑의 확장을 위해서는 커다란 어려움이 있다. 플레쳐 리서치의 보고에 의하면 티스코의 홈페이지는 마이크로소프트에 의해 개발되었는데 자사의 인터넷 익스플러어 외에 네트스케이프나 기타 다른 브라우저의 사용자들은 인터넷상의 쇼핑센터로의 접근 자체가 곤란하다는 것이다.

영국의 “선데이 타임지(Sunday Times)”의 한 기자는 티스코의 온라인 쇼핑과정을 직접 현장 취재하였다. 그 기사에 따르면 티스코의 홈쇼핑 과정은 다음과 같다. 우선 소비자는 집에 있는 자신의 컴퓨터의 모니터를 통해 대략 22,000여 개의 생산품들 중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물품들을 선택한다. 그러면 곧바로 그 물건은 주문상태에 들어가고 소비자들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주문한 그 다음날 물건을 받을 수 있다. 자판의 키 하나를 누르는 것만으로도 모든 것은 충분하며 이미 그 순간 주문은 이루어지는 것이다. 물론 그 주문은 가장 가까이 있는 티스코 슈퍼마켓이 아니라 일단 회사의 중앙본부로 신청된다. 정보 고속도로를 통한 주문서는 던디(Dundee)에 있는 종착역에서 멈추게 된다. 거기에 있는 티스코 회사의 홈쇼핑 담당 전산실로 모든 주문서가 도착되며 그리고 도착된 온라인 주문서는 우선 프린터를 통해 출력되어진다. 여기서부터 복잡한 작업이 진행된다. 회사 본부에 있는 대략 300명이 넘는 타이피스트들은 화장실용 휴지로부터 요구르트에 이르기까지 소비자들이 주문한 모든 항목을 다른 컴퓨터 시스템으로 새로이 입력해 넣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즉 인터넷 프로그램은 티스코 자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고객관리 프로그램과는 호환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회사의 메인 컴퓨터에 입력된 주문서는 팩스를 통해 주문한 고객으로부터 가장 가까이 있는 대리점으로 보내진다. 각 매점의 직원은 그 주문서를 받아들고 그가 처리할 수 있는 정도의 물건을 싣고 고객들을 향해 배달을 나선다. 언젠가는 그것도 인간이 아닌 컴퓨터에 의해 완전 자동화된 상점에서 처리될 것이라고 “선데이 타임즈”의 기자는 티스코 대변인의 입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영국에서의 정보화 열풍은 정부와 사회 전반에 깔려있는 정보화에 대한 요구와 기대를 얼마나 각 기업들이 훌륭히 산업화 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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