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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길은 로마로 통했다! 그러나 정보의 길은?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는 말이 있듯이 고대 제국 로마는 발달된 도로교통을 기반으로 하여 세계를 호령했었다. 그리고 천년이 넘는 제국의 전성기는 유럽문명의 근간을 이루기에도 충분하였다. 그리고 로마의 언어 라틴어는 근대 민족국가의 발흥을 통해 일개 방언정도로 치부되어오던 유럽의 각 지방어들이 민족어로서의 지위를 회복하기 전까지는 유럽 지성계의 유일한 언어체계로서의 특권 또한 누려왔다. 바로 그 나라, 우리와 같은 반도국가로 기다란 반도의 형상을 일컬어 ‘장화의 나라’ 라고 빗대어 부르는 바로 그 이탈리아가 이번 우리의 여행지이다. 이제 이 화려했던 과거를 지닌 ‘페라리(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스포츠카 이름)의 나라’, ‘피자의 고향’ 이탈리아의 컴퓨터 이용실태는 어떠한가? 한마디로 이탈리아의 피씨환경을 요약하자면 ‘꿈꾸는 차세대, 무관심한 시민들’ 뭐 이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다. 비단 이탈리아의 경우만은 아니겠지만 자라나는 젊은 세대들의 한계없는 관심도에 비해 사회적 분위기는 여전히 냉랭하며 구조적으로도 정보화사회에 성큼 다가서지 못하는 어중충한 모습이 바로 지금의 이탈리아인 것이다.

우리 나라의 경우 요즘 집집마다 컴퓨터 없는 집이 없다. 그러나 컴퓨터를 구입한 대부분의 고객들은 컴퓨터를 컴퓨터답게 이용하지 못하는 것 또한 엄연한 현실이다. 대부분의 홈피씨들은 실질적인 구매자들인 부모들의 손은 떠나있고 자녀들의 값비싼 오락기구나 성능좋은 타자기 구실로 국한되는 것이 보통의 경우이다. 컴퓨터가 가지고 있는 많은 좋은 점들은 뒤로한 채 주인들은 자신들의 무료한 시간을 훌륭히 메워 주는 충실한 종으로서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인 것이다. 아무리 정보혁명이라고 떠들어대도 그것이 몇몇 목소리 큰 사람들의 구호로만 한정되는 것 또한 우리는 인정해야만 한다. 많은 돈을 들인 고가의 장비임에도 불구하고 컴퓨터의 활용이 이 정도 수준에서 멈추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캡션 그림 2> 샘에 동전을 던지면 다시 로마를 찾아 올 수 있다는 전설이 깃든 「트레비의 샘」 전경. 로마의 대펴적인 구경거리 중의 하나이다. 트레비란 삼거리라는 뜻으로 이샘을 중심으로 세 개의 길이 나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컴퓨터를 통한 정보의 축적과 공유, 그리고 컴퓨터를 통해 획득한 정보의 다양한 방면으로의 활용 등에는 낯설어 한다. 그리고 그러한 정보혁명의 적자로서 앞으로도 많은 기여를 할 것임에 분명한 인터넷에 접어들면은 여전히 까막눈을 가진 사람들이 천지이다. 어떻게 자신의 컴퓨터를 네트워킹에 맞게 설정해야 하는지, 인터넷 접속을 위해서는 어떤 수순을 따라야 하는지, 또 그에 필요한 소프트웨어의 설치 및 활용에 이르기까지 전문가의 도움이 없이는 참으로 난감한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닌 사람들이 참으로 우리 주변엔 즐비한 것이다. 이러한 컴퓨터 활용에 대한 이중적인 모습(무한한 환상+초라한 활용현실)은 유럽의 경우도 매 한가지이다. 여전히 컴퓨터와 인터넷에 대한 대중적인 인지도는 낮은 편이고 또 그러한 부품 기기들에 대한 관심보다는 여전히 오락프로그램들에만 혈안이 되어있는 컴퓨터 이용자들을 목격을 한 후, 유럽인들은짙은 회색 빛 문장으로 다음과 같이 떠 벌인다. “인터넷이란 것도 사실은 경제적 가치에서 평가해야돼! 그래 바로 ‘인터넷 경제학’이란 말이 어울리는 거지... 사실 정보혁명이란 허울 좋은 포장으로 누가 돈을 버는 가를 생각해 보면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은 금방 찾을 수 있지... 미국의 주도로 정보 고속도로가 깔리고, 수많은 정보를 단순간에 지구촌 이리 저리로 보내고 받을 수 있는 세상이 오긴했지... 사실 섹스피어 전집이 단 몇분 만에 지구 이쪽에서 반대편 방향으로 전송되는 것은 우주적인 사건이긴 해! 그런데 돈은 누가 버는 거야? 그래 바로 미국 애들이 벌지! 개네들이 열심히 깔아놓은 전산망을 어떤 식으로든 정보 후진국들은 사용해야 하니까, 우리들은 그 사용료를 지불하고 미국 애들은 앉아서 돈벌고.. 이건 완전히 전세계를 상대로 미국은 수금하고 있는 셈이지...” 사실 이러한 넋두리가 최근 유럽신문 지상을 간간이 채우고 있다. 이러한 암울한 분위기는 이탈리아에서도 고스란히 만나볼 수 있다.

앞서가는 청소년, 허술한 공공 정보화 시설

이미 서두에서 읊조렸듯이 이탈리아의 가정용 컴퓨터도 기본적으로는 청소년들을 위한 고가 오락기로서 작동하고 있다. 컴퓨터를 구입한 대부분의 가정은 이 고가의 기계가 가지고 있는 기가 막힌 능력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기보다는, 그저 재미있는 오락을 더욱 더 실감나게 만들어주는 기특한 요술상자(?)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탈리아의 한 조사 연구소에서 펴낸 󰡔섭씨 31도󰡕 란 보고서를 참조하노라면 이탈리아의 컴퓨터 보급현황에 대한 조사결과를 찾아볼 수 있다. 이탈리아에서의 컴퓨터 활용 분위기를 쉽게 감지할 수 있다. 이 보고서의 골자는 정보의 저장과 활용에 대해 국민들의 욕구와 관심은 점점 높아가고 있긴 하지만 그에 상응하는 공급의 수준은 현저히 뒤떨어진다는 것이다.  

이탈리아의 상급학교에서는 평균 잡아 학생 24명당 컴퓨터 1대가 준비되어있다. 이 정도의 설비수준은 공공 교육기간으로서는 그렇게 좋은 환경이라고는 할 수 없다. 물론 일반 가정의 경우는 이보다는 훨씬 양호한 편이기는 하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적어도 3집 중 한 집 정도는 컴퓨터를 구비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탈리아 전체를 고려한다면 남부지역이 북부지역보다는 훨씬 떨어지는 구매능력을 보여줌에도 불구하고 피씨의 보급비율은 그런 대로 일정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모뎀이라고 하는 구체적인 컴퓨터 기기의 경우를 통해 본다면 지역적인 편차가 어느 정도 드러나긴 한다. 그리고 모뎀이라고 하는 기기가 가지는 특성으로 인해 이러한 편차가 암시하는 것은 곧 정보화에 대한 관심도의 차이라고도 이해할 수 있겠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의 북서부 지역에서는 모뎀을 위해 평균적으로 각 가정은 수입의 5%정도를 투자하고 있다.

이에 반해 북동부 지역에서는 북서지역의 절반수준인 2.4% 정도의 수준이고, 남부 이탈리아와 그에 딸린 여러 섬 지방에서는  2.7%정도, 그리고 중부지역은 단지 0.4%의 지출에만 멈추고 있다. 물론 발달된 공업지역을 가진 북부지역과 상대적으로 빈곤한 남부지역이라는 경제적 환경의 특수성을 무시해서도 안되지만 이러한 수치는 각 지방의 정보화 사회에 대한 인지도에 대한 평가를 위한 좋은 자료가 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 조사 보고서는 컴퓨터 이용에 대해 계속해서 다음과 같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탈리아의 16세와 18세 사이의 전체 청소년 중 반 이상이 컴퓨터를 잘 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심지어 그보다 더 어린 나이의 청소년들은 거의 70%에 달하는 숫자가 컴퓨터 활용에 있어서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다. 그리고 전체 청소년들의 대략 절반 이하 정도가 컴퓨터에 장착된 시디롬을 아무런 어려움 없이 잘 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청소년들의 이러한 컴퓨터에 대한 친밀도와는 반대로 제품에 대한 구매능력과 그리고 어떤 제품을 살 것인가를 결정할 수 있는 선택권은 그들 중 3% 정도만이 가지고 있을 뿐이다.


온라인 이용의 장애들
거기에다 더해 이탈리아 전체 사회의 분위기는 여전히 컴퓨터를 이용한 정보구축과 새로운 정보환경에 대한 열정으로부터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미국의 경우 컴퓨터 완제품에 대한 구입에서부터 그에 딸린 모든 종류의 주변기기들에 대한 판매도 온라인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반해 이탈리아에서는 온라인을 통한 컴퓨터 및 관련 기기에 대한 판매는 아주 미미한 비율에 불과하다. 그리고 사실 이탈리아는 이와 같은 온라인 판매가 성행하기에는 상당히 곤란한 구조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그것은 법률적인 문제에서 파생되는데, 이탈리아로부터 누군가가 미국에 있는 인터넷을 통하여 무언가를 주문하길 원한다면, 그는 반드시 다음과 같은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우선 그가 주문한 커다란 소포상자는 미국을 떠나 이탈리아에 도착하게 되면 제일 먼저 까다로운 세관 안에 발이 묶이게 된다. 또한 세관을 통과할 때 일정한 액의 관세를 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물론 이러한 관세에도 불구하고 보통의 경우 온라인을 통한 미국이나 다른 나라의 전자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어느 정도 이롭기도 하다. 왜냐하면 이탈리아 현지에서 판매되는 전자제품의 가격은 거의 언제나 미국이나 한국, 일본 같은 극동 아시아에 비하여 적어도 두 배가 넘기 때문이다.


정보화 사회의 성공여부
지난해 이탈리아에서의 PC구입은 지난 몇 년 동안에 비하여 처음으로 수직 상승하였다. 그리고 동시에 IBM, Compaq 과 Packard Bell 등과 같은 거대 생산업체들은 1,100 달러(지금 한국의 환율이 정상적이 아니라 정확한 가격비교가 되지 않음. 대략 이전 원화로 치자면 100만원 안팎의 가격) 정도의 가격에 맞추어 물건들을 제공하였다. 이 가격은 지난해에 비해 약 25%정도 내린 것이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성수기에 대략 565,000대의 PC가 팔려나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팔려나간 컴퓨터 중에 모뎀을 기본으로 장착한 비율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바로 이러한 점이 이탈리아 사람들이 컴퓨터에 대한 활용도를 추정해 볼 수 있는 단면이다. 즉 여전히 이들은 국민들 상당히 적은 숫자들만이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검색하고 있다는 말이 되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에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회사로 이탈리아 통신(Telecom Italia Net, TIN)이 있다. 그러나 이 회사가 서비스하고 있는 인터넷 연결망 중 거의 50% 이상을 개인이 아닌 일반 기업체가 차지하고 있다. 물론 최근에는 인터넷에 대한 관심이 상당한 수준으로 고양되고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근년 들어 대략 270,000명의 이탈리아 사람들이 인터넷 연결을 위한 서비스를 예약하였다. 이러한 숫자는 작년에 비해서는 35% 이상 확장된 것이다. 인터넷에 대한 이런 돌풍은 우선 2000년까지는 이어질 것이라고 브란체(Branche) 연구소는 전망한다. 이 연구소의 발표에 의하면 그러한 돌풍이 지난 후 이탈리아에서는 200만 정도의 인터넷 연결망이 제공되어질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 대략 이탈리아 국민의 10분의 1이 인터넷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를 통해 얻게되는 매출액은 줄잡아 8억 3천 달러에 이를 것이라 한다. 이러한 장비 빛 계획의 성공여부는 지속적으로 국민들로 하여금 정보화사회에 대한 관심도를 높일 수 있게끔 하는 사회 분위기 조성에 있다고 하겠다. 그리고 피씨 오락에 빠져있는 청소년들을 인터넷이라고 하는 정보의 바다로 이끌어낼 수 있는 프로그램의 개발 또한 빠뜨릴 수 없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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