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달걀의 유래는..
해마다 부활의 날이면 어김없이 교회에서는 계란을 나눠줍니다. 제 기억에 어린 시절 받았던 계란은 주로 삶지 않은 것이었는데, 요즘은 대부분 익은 달걀을 주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부활절 계란 행사는 이벤트화 되어 교회마다 누가 더 멋지게 계란을 꾸몄는가 감정도 하고, 평가도 해서 상도 주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빠짐없이 등장하는 멘트는 부활절에 계란을 나눠주는 이유는 계란이 가지는 부화의 의미와 기독교 부활의 의미가 서로 연결되기 때문이라고 하지요. 마치 이 말은 하나님이라는 명칭에는 유일신 사상이 담겨있다라는 것과 비슷한 경우입니다. 그 유래와 본 뜻과는 상관없이 후대 많은 이들에 의해 새롭게 해석되고 의미가 첨가되어 그렇게 굳어버린 것이라 할 수 있겠지요.
물론 부활절 달걀에 대한 여러 전설들은 있어왔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이런 이야기이지요.
이 풍습의 유래는 유럽에서 십자군 전쟁이 일어났을 당시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로자린드 부인은 남편이 십자군 전쟁에 나간 뒤 나쁜 사람들에게 집을 빼앗겨 먼 산골 마을에 가서 피해 살게 되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 딱한 로자린드 부인에게 친절하게 대해 주었습니 다. 부인은 그 친절에 보답하는 뜻으로 부활절에 마을 아이들을 모아 맛있는 음식을 대접해주고, 예수님의 부활에 대한 상징으로 예쁘게 색칠한 달걀을 하나씩 나눠주었습니다.
그 달걀에는 부인이 직접 쓴 '하나님의 사랑을 믿자'라는 말이 적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로자린드 집안의 가훈이였습니다.
어느 해 부활절 날, 부인은 길에서 병든 어머니를 찾아간다는 어린 소년을 만났습니다. 부인은 그 소년을 위로하고 가지고 있던 색 달걀 하나를 주었습니다.
부인과 헤어진 그 소년은 어머니를 찾아가는 중에 한 산골에서 병든 군인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소년은 군인을 보살펴주고 로자린드 부인에게 받았던 달걀을 주었습니다. 그것을 받아 든 군인은 그 달걀에 적힌 글을 보고 너무나 놀랐습니다. 바로 자기 집안의 가훈이었으니까요.
군인은 그 소년에게 물어서 결국 아내를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부인은 그 후에도 해마다 부활절이면 자신의 남편을 찾아준 색 달걀을 이웃들에게 나눠주었고 이것이 유래가 되어 오늘 날에도 부활절이면 부활의 메시지가 담김 색 달걀을 나누며 예수님의 부활을 축하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속내는 다음과 같습니다.
서구에서 부활절이 있기 전 주는 고난주간입니다. 고난주간에 들어서기 전 사람들은 사육제 기간을 보내게 되지요. 고난주간에 그들은 고기와 계란 등 육류를 먹을 수 없었고 보다 검소하고 금욕적인 일주간을 보내야 했기에.. 사육제 기간을 통해 엄격한 통제의 기간을 맞이하기 전 마음 껏 카오스의 즐거움을 만끽합니다. 그렇게 광란의 시간을 보낸 후 그들은 엄격모드로 바뀌어 일주일간 매우 금욕적이고, 종교적 생활을 영위하게 되지요.
그러니 이 일주일의 기간이 문제가 됩니다. 좀 전에 말씀드렸듯이 육류와 계란 등을 먹을 수 없는 일주일의 기간은 많은 양의 계란을 덤으로 얻게 되는 때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계란입니다. 육류야 다양한 방법을 통해 보관할 수 있었지만, 계란이라고 하는 것은 그 보관이 육류처럼 다양하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기 전에 달걀은 소비를 해줘야 합니다. 그런데 1주일동안이나 계란을 먹지 못하니 남은 계란처리하는 것이 큰 골치거리였지요. 그래서 그들은 이런 결정을 합니다.
부활의 아침... 육류와 계란 금식이 깨지는 날이기도 합니다. 그들은 지난 고난주간 동안 생산된 달걀들을 모두 교회나 성당으로 가지고 오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들을 신자들에게 고루 나눠주면서 쌓인 계란을 적당히 소비하는 풍습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에게는 또 어느 정도의 계란이 필요했던지라.. 특별히 교회나 성당헤 바칠 계란과 그렇지 않고 자신들이 소유하게 될 것들을 구분하기 위해서 그들은 봉헌용 계란에 색칠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해서 부활 아침 교회로 들고갈 계란들을 구별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물론 대부분 사람들은 생산일에 따라 색칠하게 되겠지요. 아무래도 싱싱한 것들은 자신들의 집에 놓고 갔을 겁니다.
이런 풍습이 정착되어 교회 내의 한 행사가 되고 결국 그것이 전통적인 부활절 풍경이 되고 말았지요. 이후 여러 호사가들이 등장하여 그 의미를 확대 해석하면서 달걀에 부활의 의미를 잔뜩 부여하게 됩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달걀이 부활의 의미를 상징하는양 믿어버리게 되었지요.
이렇게 역사를 뒤져보면.. 매우 가벼운 일들이 무척 무겁게 해석되는 경우가 종종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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