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학이란 무엇인가
2008.03.27 18:07

종교 그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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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종교 그림들

많은 종교학자들, 어쩌면 그들 중 대부분은 연구 사료를 찾을 때 거의 100퍼센트 문헌들에 매달린다. 그렇게 그들은 배웠고, 또 그렇게 제자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하지만 종교들의 실제적인 모습은 그와는 다르다. 물론 성스러운 경전들은 중요하다. 특히 경전들은 평신도들보다는 제사장들에게 있어서 더 중요하다. 그러나 제사장들과 평신도 어느 누구도 경전들에 의해서만 살지는 않는다. 그들의 종교적인 생활은 교리와 그것에 대한 해석 이상의 것들까지 포함하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것들이 종교에서 종교로 오락가락 하는. 그러나 100퍼센트 성스러운 경전들을 가지고 채워지는 그러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바로 이 점에서 종교학자들과 신앙인들 대부분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들 사이의 불균형과 자발적인 제약과 실제 생활 사이의 대조가 불거져 나온다.

종교 제의에는 (제의) 공간, 복장, 기구, 그림들이 포함된다. 글을 가지고 이들을 제대로 묘사하기란 어렵다. 모든 독자들이 센티미터로 이루어지는 높이와 지름, 킬로그램으로 측정된 무게, 지층과 색채 층에 대한 분석을 그들의 눈앞에서 정확하게 하나의 그림으로 연결시킬 만큼 충분히 훈련받은 것은 아니다. 물론 독자와 청중이 알고 있는 사물을 묘사할 경우에는 누구라도 빨리 이해할 것이다. 하지만 알려지지 않던 사물을 글로써 묘사하는 것은 평균적인 재능 그 이상의 관찰과 표현력이 요구된다. 하물며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예술품을 청중들에게 어떤 식으로 묘사해야만 하는가? 종교학 강의가 이루어지는 강의실에서는 바로 이와 같은 주장이 타당한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검증하게 된다. 예를 들어 2분여 동안 슬라이드 필름을 벽에 비춤으로써 강연자는 길고긴 설명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고, 청중들 역시 지루한 오해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게 된다.
종교학자들은 연구를 진행할 때 그처럼 많은 보이는 것들을 철자들을 세듯 눈으로 꼼꼼히 관찰하는 행위 이외의 것은 결코 강요받지 않는다. 그렇다면 보이는 것은 어디에 있는가? 다시 말하지만 그것은 우선 책들 속에 있다. 그러나 본문에 몇 개의 그림들이 그려져 있는 책들과 그림에 몇 줄의 본문을 적어 설명하려하는 책들은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다. 후자는 한눈에 연구되고 아울러 읽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림 보관소에서 가보면 아무런 설명도 붙어있지 않은 많은 그림들을 찾아볼 수 있다. 세 번째 차원으로 박물관, 전시장, 사원, 수도원 그리고 경건한 건물들 역시 연구를 위한 눈을 뜨게 해준다. 종교적인 것을 바라볼 때에는 언제나 “한번 보는 것이 열 번 듣는 것보다 낫다”라는 격언은 진리가 된다.

종교학자들은 모든 보이는 것들 중에 중요한 것을 다음과 같이 구분된다. 첫째 화가, 도안가, 조각가들이 자신들의 종교성을 표현한 작품들이다. 둘째 모든 종류의 종교적인 집기이다. 신앙인들은 그것을 만들어냈고 사용했다. 그리고 유럽인들은 그것을 박물관으로 옮겨놓았다. 세 번째로 꼽을 수 있는 것은 익숙지 않은 종교성에 대한 자료들이다. 유럽인들에 의해 그려진, 혹은 사진으로 만들어진 그림, 영화, 녹음들이 바로 그것이다.  

눈에 보이도록 표현된 고유한 종교성

배타적인 전통을 지닌 신앙인들을 몇몇 종교들에 이어주는 것은 문자, 아니면 상징이다. 상징이 거부되거나 금지되는 곳에서는 문자가 중심이 된다. 기록된 것은 단어들로써, 읽혀짐으로써, 경우에 따라서 낭독됨으로써 말하여 진다. 하지만 ‘낭송되는’ 단어들로써는 아니다. 제의 시 ‘낭송’에서는 단어들의 의미하는 바는 중요하지 않지만 그것의 힘과, 울림 그리고 리듬을 통한 효과는 중요하다. 읽혀진 단어들은 이해되어야만 한다. 그것들이 불명료하거나 애매하다면, 그것들은 철저히 숙고되고 설명될 것이다. 생각은 곧바로 추상화되고, 추상화된 생각에는 세계관이 결여되어 있고, 그리고 세계관이 결여되어있는 사람은 맹목적으로 이야기 하게 된다.

그림들은 분명하게 말한다. 이미 알고 있듯이, 그림에 대해서 사람들은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고, 그리고 추상적으로 말할 수 있다. 그것은 종교의 차원에서는 거의 일어나지 않지만, 보통 학문의 영역에서 발생한다. 믿는 이들은 표현된 형상들이나 이야기들에 대해서는 신뢰한다. 반면 불신앙인들은 그것들이 무슨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종종 알아맞히려고 노력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형태와 색깔의 체계적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림의 경우 그것이 전적으로 상징적이고, ‘추상적’이지 않는 한, 사람들은 통역 없이도 그 의미하는 바를 인지한다.

많은 종교들은 그림이 가지는 직접적인 표현력을 충분히 이용한다. 그림들은 종교적 진리들을 분명히 기억할 수 있게 해준다. 그림들은 볼 수 없는 내적 경험들을 눈에 보이게 해준다. 그림들은 보이는 것들 가운데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도록 가르쳐 준다. 이상  세 가지 효과들에 대한 사례들 중 한 가지씩만 들어보자.

(1) 붓다의 생애 중 한 에피소드가 줄곧 불교적 귀의를 위한 좋은 하나의 본보기가 되었다. 그것은 4개의 연속된 장면들에 관한 것이다. 젊은 왕자였던 싯다르타는 세상으로부터 격리된 채 궁궐 안에서 화려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처음으로 그는 궁정 담장 너머에 있는 세상을 보았다. 호화로운 수레 위에 위엄 있게 앉자있는 이 왕자에게 실상을 위한 눈이 열리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총 4개의 만남으로 소개된다. 우선 그는 자신의 삶속에서 최초로 늙은이, 병든 이, 그리고 죽은 자의 시체를 보게 된다. 그가 ‘나도 이렇게 될 수 있구나!’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을 때, 바로 거기에서 회심(귀의)은 일어난다. 4번째 만남은 그에게 불완전(Unheil)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길을 보여주었다. 그는 노란색 옷을 입은 ‘출가한’ 탁발승의 정체를 알아챈다. 이 네 번째 장면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에게 이것은 동남아시아에서는 일상적인 일이고, 먼저 언급한 세 가지는 세상 도처에서 볼 수 있는 것이며, 이 장면은 매번 불교교리의 진리로서 확인하게 된다.

(2) 선(禪)이 가르치는 것은 단순히 단어들을 버리라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참된 본성을 깨닫게 되면 붓다가 된다는 것을 곧바로 마음의 목적으로 삼으라는 것이다. 그것은 어떻게 발전해 갔는가? 몇 세기 전 중국의 선사들은 어떻게 깨우침을 구하고 어떻게 그것을 찾는지를 그림으로 설명하는 길을 발견했다. 그것이 바로 ‘황소와 목동’에 대한 다섯, 열 혹은 12개의 연속된 그림들이다. 첫 번째 그림에서 한 사람이 황소를 찾고 있다. 그런 후 그는 황소의 발자국을 찾아낸다. 그리고 그는 황소를 본다. 그 다음 그는 황소를 밧줄로 붙잡는다. 그런 후 그는 황소를 길들인다. 그다음 길들여진 황소를 타고 그는 집으로 돌아온다. 그 후 황소는 더 이상 보이지 않기에 잊힌다. 그다음은 빈 그림이다. 목동 역시 사라져 버렸다. 그는 이제 더 이상 그 무엇에도 집착하지 않는다, 자신의 신성함에도, 그리고 붓다에게도 집착치 않는다. 그 다음 마지막 그림이 있다. 깨달은 자가 사람들이 모여 있는 시장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다른 이들이 깨달을 수 있도록 돕는다.

(3) 중국에서는 선불교와 도교가 서로 자극이 되어왔다. 불성, 모든 존재의 근거, 그리고 도는 종종 모든 존재자들을 포함하고 있는 그리고 그것의 팽창을 허용하는 제한 없는 공간으로 비교되기도 한다. 공간은 사물들 없이 존재한다. 그러나 공간 없는 사물이란 있을 수 없다. 그래서 중국의 화가들은 끝이 없는 공간을 그리려고 시도하는 독특함을 갖는다. 그들은 아무것도 그리지 않음으로써 그리고 비단이나 종이의 기본색을 건드리지 않음으로써 허공을 그려냈다. 그들은 단지 몇 개의 사물들만을 아주 간결한 붓의 필체를 가지고 그림 속에 남겨 두었다. 아주 적은 수로 표현된 붓의 자취만으로 그들의 대가다움은 드러나는 것이다. 중국인 관찰자들은 단골들을 구별해 낸다. 넓은 공간은 영원하다. 반면 이 세계의 사물들은 순간적이다. 그리고 하나가 더 있다. 조용히 가라앉은 인간의 정신은 넓은 공간과도 같다. 장자는 자신의 고향사람에게 경청하는 세 가지 종류에 대해서 설명하였다. 귀의 한계는 듣는 것에 있다. 생각의 한계는 이념과 상징들이다. 그러나 정신은 모든 것을 포용하는 한계가 없는 허공과도 같다.

종교학자들은 종교가 보여주는 예술 표현의 영역에 대해서는 아주 적은 예외를 제외하고는 지금까지 주로 예술사가들과 예술을 위한 다른 전문가들에게 위임했다. 예외의 한 예로서 루돌프 옷토(1869-1937)를 들 수 있다. 그는 <이슬람 건축예술에 나타나는 비어있음>Das Leere in der Baukunst des Islam에 대하여 저술하였다. 그 글에서 옷토는 다른 문화 속에 나타나는 성스러운 경전을 성스러운 예술품이 되게 만들기도 하는 서예에 대해서 보여주고 있다. 또한 그는 <불교예술품에 나타나는 누멘적인 것>Das Numinose in buddhistischem Kunstwerk이란 글도 썼다. 거기에서 옷토는 독자들에게 “이 그림들을 다 볼 때 까지, 사람들은 붓다와 불교에 대한 자신의 모든 판단을 중지하라”고 독촉하고 있다(여기서 말하는 그림들이란 상퉁에 있는 한 불교 수도 사찰에 있는 붓다의 제자들이 만든 조각품 사진들을 뜻한다). 옷토는 대부분의 종교 예술품들에게 통용될 수 있는 하나의 문장으로 자신의 짧은 논문을 마무리하고 있다. “귀가 둔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예술사에 대한 이해 없이도 이 상징들이 말하는 바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구원(Heil)이 누구에게 임할 것인지, 믿는 이들 각각에게인지 아니면 그들 가운데 특정한 모임인가를 매번 질문함으로써 우리는 종교들의 세계를 그들이 말하는 구원의 길(Heilsweg)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 마치 종교성을 표현하는 것이 개별적 신앙인들을 위한 구원의 길들을 결정하는 것처럼, 불교나 비슷한 다른 종교들도 역시 그렇게 보이기도 한다. 그 기능이 네 개의 출구에 대한 그림이나 황소 그림들과도 같은 상징들을 이른 바 종족종교들 안에서 찾기란 곤란하다. 하지만 대신 그들에게는 동물이나 혹은 정신적 존재가 가지는 본디 모습을 표현해주는 뛰어난 추상적 개념들과 비어있음에 대한 중국식 그림들과 다를 바 없는 조각품들이 있다.

유럽인들은 종족 종교들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요소를 바꾸어버렸다. 우선 그들은 개별적 신앙인들로 하여금 다양한 것들을, 예를 들어 그들이 보았던 환영이나 혹은 특정한 정신적 존재들에 대해서 그리도록 강요했다. 다른 한편 유럽인들은 또 다시 우리 시대의 깨달음을 위한 전제조건이 되곤 한 ‘선조들의 길들’을 곳곳에서 그리고 종종 엄격한 방법으로 주변부로 쫒아 내버렸다. 하지만 인도인들, 아프리카인들, 남태평양 제도의 주민들 그리고 다른 지역의 사람들이 지녔던 열등감이 그들 전통 문화에 대한 자부심으로 바뀐 이래, 그들은 지금까지 멸시되던 선조들이 가졌던 신앙에 새롭게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종족 출신 예술가들은, 백인들의 예술대학에서 교육을 받았든 혹은 홀로 공부를 했든 간에, 이전의 종교적 동기를 새롭게 형상화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자신들의 조상이 그 옛날 신앙하던 것이 무엇인지를 지금 알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현대적 종교성의 표현과 만나게 된다. 그것들은 가치 있는 것들이며, 또한 종교학자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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