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학의 세계
2006.12.09 10:37

내세구원, 현세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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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자에 일본의 천재적 종교학자로 알려진 시마조노 스스무의 책 하나를 읽어보았다. 현대일본의 종교현황, 특히 신종교들의 발흥을 중심으로 그들이 가지는 종교사적 의의를 개념적으로 정리, 설명한 책이었다. 한국어로는 [현대 일본 종교문화의 이해]로 번역되어 있었다. 독일 유학시절부터 순니찌라는 동경대 출신 친구로부터 쉼없이 그에 대한 소문은 들어왔기에 오래전부터 알고있던 이처럼 그의 글을 접할 수 있었지만.. 난 그의 종교에 대한 기본이해와 서술의 방향에 대하여 크게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벨라의 도식을 수용하고있긴 했지만.. 원시종교-고대종교-대종교-신종교-신신종교-신영성운동 등의 진화적 도식으로 종교사를 재정리하고, 거기에 내세구원-현세구원-현세이탈 등의 병행구조를 대입하는 그의 솜씨에는 좀 어이가 없었다. 그리고 전통적인 대종교전통들, 예를 들어 그리스도교, 이슬람 그리고 불교 등을 내세구원의 대표적인 전통들인양 둘이대는 그의 과감함과 무모함에는 두손 두발 다 들었다,

하긴 그렇기도 할 것이다, 워낙 이들 종교들이 내세를 강조한다고 홍보되어 있기에, 그리고 언필칭 이들 종교 스스로도 자신들의 소망을 네세에, 저승에 둔다고 너스레를 쳤기에.. 우리가 이들 종교전통들을 내새지향적이다 라고 평가해도 크게 무리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 평가의 주체가 종교를 연구하는 이들이라면? 그건 좀 문제가 되겠다. 이런 손쉬운 평가를 내리는 종교전문가는 이미 전문가라고 보기 곤란하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대부분의 종교들은 내세보다는 현세를 강조한다. 내세를 강조하는 경우는 현세에 다양한 이익을 손에 쥔 이들의 기득권유지를 위한 안전장치로 제시될 뿐.. 실제로 많은 종교들의 지향점은 바로 '여기', '지금'에 있는 것이다. 불교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다.  물론 정토종 계열에서는 지독히도 서방정토에 대한 신기루를 강조하고 있긴 하지만,, 불교의 본질을 어느 정도 맛본 사람이라면 그것이 사후에 진입하게 될 어떤 종류의 공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대번에 안다, 결국 서방정토 역시 불교적 깨달음을 상징화한 방편적 언어에 지나지 않는다. 여전히 불교에서는 지금 여기 이 자리에서 나를 비롯한 존재의 구성원리를 경험적으로 깨닫는 것을 주목적으로 한다.

그리스도교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성서에서 언급되는 천국이란 '신의 통치, 혹은 다스림'을 의미한다.(천국은 결코 죽어서 이르는 곳이 아니다! 제발 좀 제대로 알았음 좋겠다. 그리스도교의 천국은 이미 살아서 경험할 수있는 성질의 것이다. 그렇다면 죽은 다음은? 그건 아에 관심의 대상이 되지도 못한다. 살아서 조물주를 만났는데 왜 죽은 다음을 염려해야 하는가?) 신이 세계와 인간과 관계하는 방식에 대한 설명이다. 즉 이 용어는 신자들이 사후에 들어가게 될 특정한 공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자리에서 신의 통치를 수용할 것을 촉구하는 윤리적, 실천적, 수양적 선언으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이다. 아니 그리고 내세를 강조하는 종교애서 재림은 왜 선언하는가! 그토록 현세가 싫고, 지겨워서 내세로 진입하기를 간절히 원하고, 또 그래서 내세에 도달해있다면, 그리고 누구나 신을 고백하고 수용한 이들이라면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고 본다면, 구태여 재림이라는 것을 통하여 이승을 정화할 필요가 있겠는가! 바로 그리스도의 재림론이야말로 이 종교가 얼마나 현세의 구원을 희구하는지를 보여주는 결정적인 힌트가 된다.

예서 더많은 종교들을 사례로서 제시할 수도 있겠지만.. 이 정도에서 정리한다. 현세의 문제를 해결하고, 현세에서의 유쾌함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종교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자꾸 종교는 내세의 것이라 규격화하는가? 난 오히려 이 구도 속에 숨어있는 권력관계의 계보가 더 궁금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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