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기시평
2006.02.14 00:53

기혼 혹은 이혼?

조회 수 1613 추천 수 16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Extra Form
기혼 / 미혼  

전에는 잘 느끼지 못했었는데.. 한국에 돌아와 이런저런 관공서와 관련된 서류들을 작성하다보니.. 혼인여부를 확인하는 란에 달랑 저 위의 두 항목만 있음을 알게 되었다. 결혼을 했냐 안했냐? 아주 분명하고 거칠게 물어보는 저 빈칸을 보면서 적잖은 상념이 떠올랐다. 그렇담 이혼한 사람은 미혼일까? 기혼일까? 혼인신고는 하지 않았지만 사실혼관계로 동거 중인 사람들은 그럼 기혼인가, 미혼인가? 저 빈칸 속에 포함되지 않는 많은 '정상'적인 '사람'들은 그렇담 과연 어떤 식으로 자신의 가정상태를 증명해야 할까?

작금 한국 사회는 OECD가입국 중에서도 이혼률이 상당한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데..(물론 그 배면에는 한국의 남녀는 결혼을 상대적으로 쉽게 하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서구사회에서의 결혼은 생각보다 그리 녹녹하거나 간단치가 않다. 우리에게 결혼은 시작이지만, 그네들 문화 속에서 결혼은 최후의 선택처럼 여겨진다) 그렇담 한국의 수많은 이혼녀, 남들은 도대체 자신의 가정상태를 미혼에다가 표기해야 하나, 아님 과감히 기혼으로 인정해야 하나?

이처럼 인간을 특정한 틀 속으로 규격화시키려는 관공서 편의적인 잣대가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유효한 것일까? 아님 많은 이들이 이에 대하여 무관심한 것이고, 그것도 아님 정말 이혼이나 그와 유사한 수준의 다른 가족상태는 '비정상적'인 것으로 암묵적 동의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혼인란에 무언가를 표기 해야하는 그 짧은 시간에 내 머리는 무척 혼란스럽고 어지럽게 고공을 유영해야 했다.

그러고보니 독일 관공서 서류에 나와있는 혼인관계(Familienstand) 칸에 무려 8개나 되는 항목이 있었다는 것이 생각이 났다. LD, VH, VW,GS, LP, LV, LA, FU 무슨 암호같기도 한 무려 8개의 항목이 ()를 가지고 나의 체크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정말 아늑하기까지 했다. 아직도 난 그 8개의 항목이 구체적으로 무얼 지칭하는지 가믈가믈이다. 대강 알고있는 것은 LD는 미혼자, VH는 기혼자 정도이다. 그리고 그 이후의 것들은 이혼자, 동거자, 애 딸린 남자 독신, 여자 독신 등등을 좀더 상세히 구분해 놓은 것이라는 정도에서만 내 지식은 멈추고 있다.

인간을 바라보는 시선은 '자연적'이지 않다. 그것은 수많은 이익찾기와 이해 획득의 투쟁 속에서 넓혀가야하는 일종의 '사회적 숙제'와도 같은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에서의 인간보기는 여전히 제한된 관점 속에서만 머물고 있고, 그러한 절대적인 이유 중의 하나는 인간이면서도 스스로 좁다란 인간관 속에 자신을 투영시키고 혹은 구속하면서, 자신의 인간관을 옥죄고 있는 보통사람들의 '게으름'에 있지 않나 하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좀 더 다양한 인간들이 자신들의 '다양한 상태'에 대해 '다양하게' 떠들고 주장하고, 화끈하게 '이익찾기'를 해야 한다. 전국 방방곡곡 모든 이혼녀, 이혼남, 독신 양육부, 모들은 자신들의 표를 담보로 하면서까지 정부에 압력을 넣어 각종 관공서류의 혼인관계란에 이혼과 그 이외의 다양한 가족상태를 규정하는 항목들을 첨부토록해야만 한다.

허나 그것도 만만치는 않을 것이다. 여전히 수치와 염치가 주요 사회 덕목으로 대접받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그렇게 공공연히 이혼사실을 알리고 싶어하는 분위기는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고 매번 그러한 빈칸을 대하면서 스스로 왜곡된 신분임을 강요당하는 꼬라지를 감내하는 것은 수치나 염치에 해당되는 것은 아닐까?

사람이 살다보면 조금 어긋난, 혹은 기대에 맞지 않는 판단이나 결정, 혹은 관계나 나올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경우의 수는 현실에서 우린 얼마든지 읽을 수 있고, 또 경험하고 있다. 왜 우리는 그 경험치를 문서상에서 지워야만 하는 것일까?

하기사 이혼여부를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호적까지 조작해내야 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끈질긴 에토스이니..

갈기의 소망은 너무 먼 이야기인가

  1. No Image

    좋은 대학? BK21지원 결과에 대한 소감..

    요즘 대학가가 시끄럽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에 BK21 제 2 기 지원 학교들이 발표되었기 때문이다. 1기 발표때 대부분의 지원금을 서울대가 독식했던 것에 반해, 이번에는 그래도 (나름대로는) 골고루 섞어서 해당대학교들을 뽑았다고 한다. 그런데 아무리 ...
    Date2006.04.29 Category갈기시평 Views1331
    Read More
  2. No Image

    노무현대통령의 담화문..

    우선 시원했다. 그리고 할말은 한 편이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너무 성급하게 에이스카드를 꺼낸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은 뒤에 여전히 남는다. 지난 번 청와대 홈피의 기고문에서도 그렇고, 대통령의 역사 의식은 주권국가의 수장으로서 나무랄 데는 없다. 하...
    Date2006.04.26 Category갈기시평 Views1445
    Read More
  3. No Image

    독도 교섭 결과? 한국과 일본의 결산서~

    결국 실리는 일본이 다 챙겨가는 군요. 한국 정부 외교팀은 국민감정의 고조 하에 인상만 힘껏 썼지.. 정작 필요한 실익은 제대로 챙겨내지 못하고 오히려 한국 외교력의 부재(?), 혹은 미숙함을 대내외로 노출시키기만 했네요. 결국 한국은 앞으로 있을 독일 ...
    Date2006.04.23 Category갈기시평 Views1411
    Read More
  4. No Image

    막혀버린 새만금

    그리고 그곳에서는 태극기를 들고 만세를 부르는 일단의 사람들도 있더군요. 그것이 우리 사회와 지구환경에 끼칠 수 있는 많은 가능성들에 대해 꼼꼼이 짚어보지도 못하고 우리 사회는 또 일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참으로 답답하고 통탄스러운 일은 우리 ...
    Date2006.04.22 Category갈기시평 Views1548
    Read More
  5. No Image

    우끼는 한국 정치판..

    정당을 만들었으면 지들 정당을 지지하는 이익집단들의 이해에 합치하는 정책을 개발해서 표 얻기에 전념해야 할 터인데. 이 놈의 나라에 자리 잡은 정당들은 총리의 골프와 서울시장의 테니스 놀이에 대한 국정조사급 설치기에 여념이 없다. 참으로 우끼는 일...
    Date2006.03.24 Category갈기시평 Views1522
    Read More
  6. No Image

    서프라이즈..

    노무현씨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는데 사실상 지대한 공을 세운 네티즌들의 아지트이기도 하다. '노빠'라는 말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토론방 이름조차 '노짱방'이라고 지을만큼 기세도 당당했던 곳이다. 그런데 요즘 그곳이 황우석 박사 논문 조작 건으로 완전 ...
    Date2006.03.24 Category갈기시평 Views1531
    Read More
  7. No Image

    쏠림의 미덕?

    또 쏠린다. 물론 쏠릴만한 큰 일이다. 프로야구 역사로 따지면 이제 겨우 20여년을 넘긴 한국이 각각 1120년에 70년을 넘어서는 미국과 일본을 이겨버렸으니.. 무척 통쾌하고 즐거운 일임에는 분명하다. 근데 또 딴죽을 걸어야 하는 내 심사가 그리 편치만은 ...
    Date2006.03.16 Category갈기시평 Views1428
    Read More
  8. No Image

    이상한 나라..

    성추행 현행범이 여전히 버젓이 국회의원 신분을 유지하는 나라. 그리고 그 배면에 깔려 도도히 흐르는 여성에 대한 파괴적 본능들.. 아마도 그 현행범은 지금 어느 구석에 숨어, "아 재수 드럽게 없다. 왜 나만갖고 *랄이야!"라는 주문을 수도없이 외고 있겠...
    Date2006.03.10 Category갈기시평 Views1506
    Read More
  9. No Image

    기혼 혹은 이혼?

    기혼 / 미혼 전에는 잘 느끼지 못했었는데.. 한국에 돌아와 이런저런 관공서와 관련된 서류들을 작성하다보니.. 혼인여부를 확인하는 란에 달랑 저 위의 두 항목만 있음을 알게 되었다. 결혼을 했냐 안했냐? 아주 분명하고 거칠게 물어보는 저 빈칸을 보면서 ...
    Date2006.02.14 Category갈기시평 Views1613
    Read More
  10. No Image

    남자 화장실 안을 거니는 위풍당당한 여성들에 대한 한 인류학적 소회

    독일에서 유학중일때입니다. 그리 가깝지는 않지만 그래도 멘자(독일 대학 구내 식당을 지칭함)에서 우연히 만나면 함께 식사하고, 커피나누고, 이야기도 공유하던 독일 친구 하나가 있었습니다. 이 친구.. 동양 아가씨들에 대해 묘한 판타지가 있어서 매번 ...
    Date2006.02.11 Category갈기시평 Views1618
    Read More
  11. No Image

    또 호들갑...

    학생들 동계 수련회 강사 비스므리하게 동행했다 오는 바람에 상당히 피곤하군요 ^^;; 그리고 그 피곤의 무게가 긴 글을 쓸 정도의 여력을 허용치 않아서 짧게 몇 마디만 긁적이고 싶어집니다. 오랜만에 세상 소식을 접하니 미국의 인기 스포츠들 중의 하나인 ...
    Date2006.02.11 Category갈기시평 Views1287
    Read More
  12. No Image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기극..

    계속되는 황박관련 뉴스들이 쏟아지고.. 반전과 반전이 연이어지고.. 등등... 이 모든 과정을 부담없이 살피고 있노라면.. 다음과 같은 생각하나가 떠오른다. "어쩌면 이 사건은 연속된 연구원들 사이의 작은 사기가 모여 큰 사기가 된 것은 아닌가?" 그리고 ...
    Date2006.01.14 Category갈기시평 Views1815
    Read More
  13. No Image

    황박의 언론 플레이 그리고 배아줄기세포 수립의 욕망과 그것이 가지는 문명사적 의미..

    정말 징그럽다. 검찰, 감사원 조사가 진행 중인데.. 또 열심히 언론사를 상대로 지들 원하는 방향으로 여로 호도하기 위한 언론 플레이에 열심이다. 이제 궁금증을 넘어 짜증까지 나려고 한다. 제발 지금은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함으로 가급적 객관적인 사실...
    Date2006.01.14 Category갈기시평 Views2394
    Read More
  14. No Image

    한국병

    지금 우리는 아주 이상스런 현상을 눈 앞에서 목격하고 있다. 분명 전 세계를 상대로 말도 안되는 사기행각을 일삼은 한 사이비 과학자를 지금 한국이라는 사회는 말도 안되는 추종 에너지로 옹호해가고 있다. 애초에 나는 이 문제가 과학이나 사회적 영역을 ...
    Date2006.01.12 Category갈기시평 Views1986
    Read More
  15. No Image

    황우석에 대하여 한마디..

    오늘 황우석씨의 마지막 회견을 보았다. 한마디만 첨언하자면.. 황우석.. 그는 현 한반도의 모순을 극명하게 한 몸으로 실현하고 있는 한국 사회의 시대정신 그 자체다. 오늘 회견 장에서도 변명과 자기 합리화로 일관하는 그의 모습 속에서 여전히 이 사회를 ...
    Date2006.01.12 Category갈기시평 Views2511
    Read More
  16. No Image

    최고 과학자 제도 없애시오

    노통에게 그래도 기대감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나름대로는 세상보는 눈은 가진 것 같다라는 판단때문이었다. 그가 대통령이 되어 제일 먼저 터트린 일갈 중의 하나가 바로 "시스템"이다. 한국 사회를 움직이는 시스템의 안정화를 목표로 국정에 진력하겠...
    Date2006.01.11 Category갈기시평 Views1383
    Read More
  17. No Image

    음모, 무능력.. 혹은?

    정말 연구 대상감이다. 지난 번 2005년도 논문 조작건이 사실화 되었을 대에는 줄기세포가 바꿔치기 되었다고 주장하면서 그 당사자로 김선종연구원을 지목하더니.. 이번 서울대 최종 발표를 접하고는.. 2004년도 논문의 조작은 자신이 아니라 제 2 저자이자 ...
    Date2006.01.11 Category갈기시평 Views1935
    Read More
  18. No Image

    후안무치

    지금 모 시사웹진 대문에는 작금 황우석 사기 사건이 백일하에 공개되고, 국내 모든 메이저언론이 황우석교수에게 등을 돌렸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어지는 일부 네티즌들의 황우석 지지 열풍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한다. "우리는 지금 전혀 새로운 ...
    Date2006.01.11 Category갈기시평 Views2343
    Read More
  19. No Image

    복지부 장관 유시민 임명을 보며

    노대통령이 심지 굳게 밀고 나간 것 같다. 물론 그 여파가 여당 내에서도 적잖이 불어오고 있긴하지만.. (근데 여당 국회의원들이 유시민 의원의 입각에 반대하는 모습은 내가 봐도 좀 옹색하다. 그냥 질시, 질투하는 것 이상으로 뚜렷한 논리가 보이지 않는...
    Date2006.01.04 Category갈기시평 Views1503
    Read More
  20. No Image

    황우석의 사기가 왠 국가망신?

    그렇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이 나라의 전체주의적 성향과 대 서방 컴플렉스를 보여주는 단적인 증거가 될 수도 있다. 전혀 그렇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이 문제는 대한민국이라는 사회 구성원들 전체의 문제가 아니라, 황교수와 그가 리드하는 특정한 팀의 문...
    Date2005.12.31 Category갈기시평 Views2405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2 Next
/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