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기시평
2014.03.23 20:28

라돈의 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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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 http://media.daum.net/entertain/enews/ne...3104206531

지난 토요일 KBS2의 탐사프로그램 <추적 60분>에서 조금 민감한 내용의 방송을 내보냈다. 방송에서는 담배를 피지 않은 평범한 가정 주부가 왜 폐암 말기를 선고받았는가로부터 문제를 풀어가고 있었다. 보통 폐암의 1순위 원인은 흡연이다. 그런데 평소 담배 근처에도 가본적이 없던 주부가 왜 폐암에 걸렸을까?

 

이에 대해 최근엔 다양한 해설과 정보가 제시되고 있다. 그 중 유력한 것이 바로 라돈이다. 자연상태의 우라늄에서 발생하는 기화성 방사능 물질을 라돈이라 부른다. 1980년대 들어 처음으로 이 라돈이 인체에 큰 악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그리고 비흡연 가정주부의 폐암 발생도 이 라돈에 기인할 것이라는 합리적 추정이 힘을 실어가는 추세이다. 

 

이 점에 착안하여 <추적 60분> 제작진은 폐암에 걸린 주부가 살고 있는 주거환경에 주목한다. 그래서 우선 방사능 수치를 측정해 본다. 아니나 다를까.. 이 주부의 아파트 공간은 정상치보다 서너배 이상되는 방사능을 발산하고 있었다. 대략 이 집에서 측정된 방사능 수치는 4.73파코큐리인데, 이 정도 수치에서 장기간 생활하는 경우 흡연자 1천명 당 60명 이상, 그리고 비흡연자라도 7명 정도가 폐암에 걸릴 수 있다고 한다. 놀랄만한 측정 결과이다.

 

그후 제작진의 합리적 추론은 이 정도의 라돈 수치를 꾸준히 발산하는 대상물을 찾는 것에 집중된다. 당연히 관심이 가는 것은 건축재.. 그리고 우선적으로 의심을 집중케 되는 것이 건축 마감재로 많이 사용되는 석고보드였다. 그래서 방사능 수치가 많이 나온 아이들 방에서 일정 양의 석고보드를 떼어내 재차 측정했더니.. 역시 정상치 이상의 라돈이 발산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여기서 다음과 같은 합리적 추론을 내세울 수 있을 것이다.

 

"비흡연자의 폐암 발발에는 라돈을 발산하는 석고보드를 건축재로 사용한 것이 어느정도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대충 이 정도의 추론만 해도 큰 사회적 여파가 생길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주거환경이 60%이상 공동세대로 구성되어 있고, 다세대 주택의 최종 마감재는 거의 대부분 석고보드이기 때문이다. 석고보드의 경제성과 단열기능. 그리고 화재에 강한 면 때문에 당연히 애용되고 있는 상황이라 한다. 현 건축법상 2층 이상의 다세대 주택에서는 최종 마감재를 석고보드와 같은 단열, 방화기능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허가도 나지 않은 상황이니 더욱 그렇다. 

 

여튼 이 정도 추론과 탐사로 석고보드와 라돈의 연계성을 밝혀준 방송 제작진의 노고는 치하할만하다. 그러나 자칫 잘못하면 이들 방송이 황색저널로 돌변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이들의 추론이 정당하기 위해서는 좀 더 치밀한 객관적 자료와 정보를 정리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이미 수십년동안 아파트 마감재로 석고보드를 사용하고 있고, 또 대부분의 석고보드는 라돈을 잘산하는 인광석을 주원료로 제작된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그동안 아파트에 거주하는 이들 중 폐암 발발률이 어느 정도 되는지, 그리고 그들중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폐암 발발의 요인 중 라돈이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매우 세심하고 꼼꼼하게 따져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후속보도를 예고하고 있기에 조금 더 그 내용을 기다릴 필요는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방송을 보다가 당혹스러운 것은.. 우리나라 현행법상 석고보드가 발산하는 라돈에 대한 규제가 전혀 만들어져 있지 않다 라는 사실이다. 폐암과 라돈의 직접적 연계성의 확인 여부와는 상관없이, 인체에 분명 해로운 물질에 대한 규제를 정부가 손놓고 있다는 것은 매우 끔찍하고 어이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왜 이런 일이 생긴 것일까? 누군가 해야 할 일을 하고 있지 않아서인가? 그렇다면 그 해야할 일을 하고 있지 않은 이들은 누구인가?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불철주야 일해야 할 정부가 직무를 유기하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국민에 별반 관심이 없는 정부와 위정자를 선택한 국민들의 방관적 태도가 문제인가? 

 

연일 미디어들은 곧 있을 지방 선거 아젠다로 넘실 거린다. 허나 여전히 우리 사회에 제대로 정돈되지 않은 일들이 반복되고 있고, 또 있어서는 안될 일들이 꼬리를 물고 생겨나는 것을 보니.. 여전히 우리의 정치적 민도는 갈길이 멀어보인다. 

 

내가 볼 때 라돈보다 더 무서운 것은.. 바로 그런 우리의 방기적 태도와 자세이며, 공적 영역의 직무유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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