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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혐오론이 춤을 추다가 급기야 가톨릭 성체 훼손 건으로 사회적 파장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이 건에 대해 사실 할말이 적지는 않으나.. 많은 논란 위에 내 좁은 생각 하나 얹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어 입을 닫고 있었다. 허나 논의의 전개에 다른 해석 하나 보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가급적 생각을 압축해서 적어보도록 한다.

물론 요즘 행태에 대해 나 역시 불편하거나 거북한 정서가 없는 것은 아니나, 최대한 자제하고 이 사안이 던지는 문명사적 의미를 비평가의 입장에서 가급적 객관적으로 살피려 한다.

단도직입적으로 난 이 사태를 '골말'(뇌의 언어)과 '몸말'(몸의 언어)의 '치받기'로 해석한다. 신석기 이래 인류는 세계를 뇌의 구조에 맞추어 재구성하는 삶에 익숙해왔다. 그러니 사회는 통제되어야 하고, 그 기준은 '질서'여야만 했다. 뇌가 가지는 논리적이고 선형적이고 시간의 선후 중심적 문법이 세계 이해를 넘어 운영에 까지 그대로 적용한 탓이다. 그래서 세계는 '질서적'어야 하고, 이를 위해 계급과 권력역시 일정한 논리의 틀 안에 자리를 잡아야 했다. 그래야 세계는 코스모스가 되어야 했고, 그래야 세상은 질서있고 평화롭다고 생각되어 왔다.

이는 전형적인 골말의 결과물이다. 뇌의 기능이 만들어 낸 인위적 세계의 골자이며 문법이다. 그러니 이 시대에는 논리와 질서가 세계 이해의 최고위에 있게 된다. 비논리나, 정서편향적이나, 비합리는 저 뒤구석에 처박히기 나름이었다.

이런 문화적 환경에 남성은 여성보다 당연히 더 좋은 가치로 평가될 수 있었다. 게다가 농업시대 남성의 근육이 무엇보다 필요했던 때에는 더욱 그랬다. 여성이 가진 몸의 언어는 의미있는 가치로 평가받기 곤란한 때가 꽤 오래도록 이어져 왔다.

한동안 그랬다. 아주 오래도록 뇌는 자신의 논리성에 기초해서 건설한 세계의 왕좌로 권력을 마음 껏 휘둘렀다. 허나 과유불급이라.. 너무도 지나치니 이제 뇌의 언어만이 전부가 아닌 때가 오기 시작한다. 계몽이 있다면 낭만이 있고, 파르메니데스가 있으면 헬라클레이토스가 있듯이.. 세계는 단지 뇌의 고집으로만 모두 담아낼 수 없을 테니 말이다. 언제고 인류는 뇌의 일방성에 대해 다양한 담론으로 시비를 걸어왔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그 논의 역시 주도적 위치에 있던 특정 성의 독점에 머무는 한계가 있었다. 즉 이전의 골말에 대한 도전은 역시 골말적 특징이 짙은 남성에 의한 도전이었기에 대체로 봉합 차원에서 일이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았다.

생리 구조 상 수컷보다 암컷이 훨씬 몸의 언어에 민감하다. 생명을 배양해 키워야 하는 생리적 구조 탓인지 어릴 적부터 여성들은 몸에 대해 매번 실감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허나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가 몸의 변화라고는 크기와 무게의 확장 외에 별다른 것이 전혀 없던 숫컷들에게 몸은 잊혀진 존재이다. 그러니 몸에 관심을 둘 이유도 필요도 없다. 허나 여성의 경우는 다르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몸의 구조와 기능은 남성보다 더한 고통과 반성으로 제 몸을 살피고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게 된다. 그래서 남성보다 여성이 훨씬 몸의 언어에 전향적이다.

따라서 지금 벌어지는 아픈 각축전은 뇌의 언어에 대한 몸의 공격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변화의 문명사적 의미를 의식적 차원에서 소화하지 못한 탓에, 그리고 뇌의 말을 공격하면서도 적절한 몸의 언어를 갖추지 못했기에... 도전과 치받기가 자학적이다. 효율적인 몸의 언어를 찾지 못했으니 우선 해야 할 일이 뇌의 언어를 '해체'시키는 일이다. 발골도 기술이나.. 그를 위한 도구를 아직 얻지 못했으니 파괴적 모양을 취할 수 밖에..

그러니 이번 파동은 단순 정치적 해프닝도 아니고.. 뇌 일방적 세계 운영에 대한 몸의 반동으로 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 임시적 갈등기가 정리되어 누군가 제대로 된 몸말, 즉 몸의 언어를 찾아낸다면.. 인류는 이전에 보지 못한 전혀 새로운 세계 이해와 가치를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이렇게 우리는 뇌 역시 우리 몸뚱아리의 일 부분이었음을 체득하는 문명의 전환기에 살고 있다. 따라서 이번 사안을 성대결, 내지 극단적 패미니즘 운동의 일탈로만 보면 제한적이다. 다시말하지만, 이는 골말과 몸말의 투쟁이며.. 신석기시대 이후 인류를 지배하고 있던 농업사회가 배태한 뇌 중심적 세계관의 변화를 요구하는 카이로스적 갈등이다.

그런 점에서 난 여전히 종교에 희망을 보고 있다. 인류의 많은 문화 현상 중 종교만큼 몸에 민감하고 긴밀한 것이 있던가. 그러나 문제는 경험과 체험에 기반한 종교마저 그것을 표준화하며 뇌의 구조 속에 몰아넣었다는 것이다. 그러니 대부분의 교의는 몸의 언어로부터 유리되어 있다. 여기서 종교의 왜곡현상이 반복된다. 난 이런 종교의 왜곡을 교정하는 새로운 관점으로 <몸의 신학>을 이야기 했다. 논리적 문법에 충실한, 그리고 교의해명과 설명에 집중된 지금까지의 종교언명을 몸의 이야기로 재구술할 수 있을 때 제대로 된 종교의 모습이 드러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니 지금의 문제는 뇌중심적 세계관에 대한 인류의 <형이상학적 피로감>의 토로이다. 몸을 떠난 뇌의 절대화에 대한 정서적 거부감의 표출이다. 이 부분 정밀히 살피지 못하고 이 사안을 단순 성대결, 내지 정치담론으로 환원시키면 문명의 큰 흐름을 적확히 잡아내기 어려울 것이다.

새 술은 새 부대로!

귀있는자는 들을찐저!

 

9일 오후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근처에서 열린 ‘2차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 참가자들이 경찰의 성차별 편파수사를 비판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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