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패러다임 전환과 제3의 길로서 네오투어리즘
Paradigm Shift and Neo-Tourism as the Third Way in Tourism
최석호1)․김남조2)․최승담3)․김봉중4)
Choe, Sokho․Kim, Namjo․Choi, Seungdam․Kim, Bongjoong
이것은 전체 논문의 일부입니다. 전체 논문을 원하시는 분들은 개인적으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ABSTRACT
As conditions of modernity have been transforming from modern society to high modern society, tourism paradigm also shifting from old to new. The wide range of new tourism bears to testimony to the problems of old tourism. However another problems have emerged even new tourism can not tackle. It is not likely to overcome the new problems produced by new tourism without having new paradigm, Neo-Tourism.
Neo-Tourism articulates the problems and tries to find the third way in tourism. In contrast to reductionism of prior endeavour to solve the problems, Neo-Tourism articulates its meanings along each of the institutional dimensions of the globalising modernity. As a result of investigation, the research reaches to consider the wider implications of Neo-Tourism.
핵심용어(Key words): 네오투어리즘(Neo-Tourism), 신관광(New Tourism), 제3의 길(The Third Way), 세계화(Globalisation), 패러다임 전환(Paradigm Shift)
Ⅰ. 서론
세계화로 대별되는 전지구적 변동의 과정에서 동구 공산권 국가들이 붕괴하고, 금융의 중요성이 급격하게 증가하였으며, 초국적기업의 시장점유율이 증가하였을 뿐만 아니라 개별 국민국가는 기존의 권력을 유지하기 힘들어졌다. 이러한 전지구적 변동의 와중에서 관광도 급격하게 변동하고 있으며, 기존의 이론이나 분석틀로는 변동하고 있는 관광현상을 설명하고 예측하기도 힘들어졌다. 이로 말미암아 일부 학자들은 새로운 분석틀과 설명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반관광, 탈관광, 신관광 등 다양한 개념을 중심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즉, 근대사회가 형성되면서 그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대중관광 시대가 열렸다면, 세계화 과정에서 근대성5)이 변동을 일으킴으로써 단순근대사회에서 고도근대사회로 전환되면서 신관광 시대가 열렸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신관광에 대한 논의 역시 여러 가지 문제점을 노정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일례로, 구관광 하에서 대규모관광개발이 환경을 파괴하였던 경험에 비추어서 친환경적 관광개발을 위한 신관광의 노력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다. 개발에 따른 환경영향평가 의무화, 경제성과 환경보호를 조화시키려는 개발주체의 노력 등은 그 성과의 단면을 보여준다. 그러나 높아진 환경운동가들의 목소리는 관광개발 투자유치를 어렵게 하는 한 요인이 되기도 하였으며, 소규모관광개발은 환경을 보호하고 대규모 관광개발은 환경을 파괴하는 것처럼 정식화되기도 했다. 구관광의 대안으로 등장한 신관광 역시 나름의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신관광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에 이르렀다. 따라서 구관광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적 논의가 신관광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과 같은 이치로 본 논문은 신관광으로부터 파생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관광패러다임을 모색하고자 한다. 이와 같은 새로운 패러다임6)을 일컬어 가칭 네오투어리즘(Neo-Tourism)이라 한다.
이하 본문에서는 대안관광에 대한 논의들 중에서 주로 신관광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기존의 논의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의 필요성을 제기하는데, 이는 곧 네오투어리즘의 필요성에 대한 문제제기다. 본격적인 네오투어리즘 모색은 논의의 거시 사회적 맥락으로서 근대성(Modernity)의 세계화(globalisation)에 대한 분석으로부터 시작한다. 이어서 Giddens의 근대성이론으로 여가와 관광의 세계화를 분석하고 Elias의 문명화과정론으로 여가와 관광의 문명화를 검토함으로써 네오투어리즘을 보다 구체화한다. 마지막으로 전체를 간단히 요약하고 네오투어리즘의 전망과 함의를 밝힌다.
Ⅱ. 본론
1. 선행연구에 대한 검토 - 신관광비판
급격한 사회변동의 과정에서 변동을 거듭하고 있는 관광현상을 조명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신대량관광, 반관광, 탈관광, 신관광, 신도덕관광 등 다양한 용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자들은 신관광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반관광 또는 탈관광이라고 지칭하는 경우에도 실제 본문에서는 신관광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그러므로 본 논문에서는 새로운 관광에 대한 다양한 논의들은 신관광으로 대별하고, 기존의 논의에 대한 검토와 비판을 진행하고, 네오투어리즘에 대한 논의로 넘어간다.
Zhang과 Ma(2002)는 신대량관광이라고 지칭하며, 여타의 학자들과는 상이한 견해를 피력한다. 특히 신관광시대의 도래를 주장한 Poon의 예측에 반대하고, 기존 대량관광시대는 신관광에 의해 대체되는 것이 아니라 ‘신대량관광’ 시대로 이어질 뿐이라고 말한다. 그에게 신관광은 구관광의 재판일 뿐이다.
Huie(1994: 2)와 Corrigan(2002: 250)은 신관광 현상을 반관광(Un-Tourism)이라고 지칭한다. 사람과 문화․자연환경을 보호하고 여행의 진정성을 찾아 나서자는 전통회귀적 관광으로서, 환경관광객․대안관광객․책임관광객․학습관광객과 별로 다르지 않다. 반관광객은 관광경비에 연연하지 않고 원하는 것을 아낌없이 구입하며, 개인적 스타일을 중시한다. 이러한 관광취향은 반관광객을 구성하는 주된 계급이 중산층 이상의 문화자본을 소유한 계급이라는 점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Lash와 Urry(1994: 252-278)는 탈관광(post-tourism)으로 정의한다. 자본주의는 자유자본주의, 조직자본주의, 탈조직자본주의 등과 같은 역사적 단계를 거쳐 왔는데, 각 단계에서 관광의 지배적 양상은 부유층의 개인여행, 조직화된 패키지투어, 관광의 종말 등으로 나타났다. 탈조직자본주의 단계에서 관광의 탈분화와 관광 이미지와 실재의 관계변화 그리고 관광객의 선택권 증대 등의 변동이 발생하고 있다. 패키지화와 표준화를 수반한 구관광에 대한 관광객의 저항은 유연하고 분화된 신관광으로의 이동을 초래했다. 구관광에서 신관광으로의 이동은 포스트포디즘적 소비경향을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포스트포디즘적 소비와 연관된 관광소비는 획일화된 구관광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는 탈관광객의 등장과 궤적을 같이 한다.
<표 1> 포스트포드주의와 탈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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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포드주의적 소비 |
관광변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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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더욱 지배하게 되고, 생산자는 더욱 소비자 지향적이어야 함 |
특정한 형태의 표준화되고 획일화된 패키지투어에 대한 거부와 선호의 다양성 증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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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선호의 가변성 증대 |
재방문 감소, 대안적 풍경과 및 매력물 폭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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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분화 심화 |
휴가유형의 복수화, 라이프스타일 연구에 입각한 방문객 유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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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운동의 성장 |
대안휴가와 매력물에 대한 정보 증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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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품의 증가와 상품수명 단축 |
유행변동에 따른 관광지 회전율 증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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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량생산/소비에 대한 선호증가 |
‘녹색관광’과 휴양관광의 성장, 개별화된 민박의 증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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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적 소비 감소, 미학적 소비 증가 |
관광의 ‘탈분화’ |
출처: Lash & Urry(1995: 274)
관광학자들로부터 가장 빈번한 인용의 대상이 되고 있는 학자인 Mowforth와 Munt(2003: 90-97)는 신관광(The New Forms of Tourism)이라고 말한다. 다양한 관광이 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류의 인습적인 대량관광(대부분의 관광학자들이 관심을 집중하고 있으며, 많은 비판을 받았음)과는 차별화된 관광을 일컬어서 신관광이라고 말한다. 신관광은 신중간계급이라고 알려진 신소비자 그리고 신사회환경운동에서 반세계화운동에 이르는 신정치운동 또한 포스트포디즘으로 알려진 신경제조직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러나 신관광의 성장과 대량관광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점은 별다른 관련성을 찾기 힘들고, 그러한 문제점에 대한 지적은 신관광의 성장에 대한 변명에 불과한 측면이 있다. 신관광의 성장은 제1 세계와 제3 세계 간의 역사적 불평등이 자연으로까지 이어진 결과다. 신관광이란 문화관광, 생태관광, 자연관광, 녹색관광, 지속가능한 관광, 유연한 관광, 개별화된 관광, 전문화된 관광 등을 아우르는 개념이며, 지속가능한 관광이란 특수한 형태의 관광을 지칭하는 개념이다.
신관광에 대한 논의를 주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Poon(2003: 130-2; 1994: 91-2)은 신관광시대의 도래를 주장한다. 그는 관광시대를 구관광시대와 신관광시대로 구분하고, 구관광시대는 대량적이고 표준화되고 패키지화된 관광이 주를 이루었으며, 신관광시대에는 개별화되고 개정적이면서 진정성을 추구하는 소규모의 비제도화된 관광이 주를 이룬다고 보았다.
한편, Butcher(2005: 2. 김사헌 2006에서 재인용)는 신도덕관광(New Moral Tourism)을 주장한다. 파괴만을 일삼는 대량관광을 윤리적 도덕적으로 교화(moralization of tourism)해보자는 뜻에서 하는 주장이다.
이상에서 검토한 신관광에 대한 논의들은 새로운 관광현상에 대한 선구적 설명노력을 경주함으로써 관광학계의 관심을 환기시켰으며,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기폭제 역할을 하였다는 점에서 기여한 바가 크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점에서 한계를 지니고 있다.
첫째, 신관광이라고 지칭하는 관광현상에 대한 정의가 단편적이어서 부분적인 정의에 불과하다. 주류의 인습적인 대량관광과는 차별화되는 것을 신관광으로 지칭하거나, 표준화된 대량관광을 특징으로 하는 구관광시대에서 개별화되고 개성적인 신관광시대로의 이행을 주장하거나, 양자와 반대되는 신대량관광을 주장하는 것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신관광을 이분법의 어느 한 극단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신관광에도 표준화된 관광요소가 분명히 존재할 뿐만 아니라 신관광시대에도 구관광시대의 패러다임이 유지되고 있다. 즉, 신관광은 분명히 구관광과 대비되는 새로운 측면을 가지고 있으나, 구관광에서 신관광으로 일순간에 이행해 간 것도 아니며, 신관광 하에서 구관광이 사라진 것도 아니다.
둘째, 신관광이라고 지칭하는 관광현상에 대한 기술이 현실적합성을 갖지 못하고 있다. 일례로, 환경파괴를 초래한 대규모 관광개발에 대한 반성과 함께 지속가능한 관광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대규모 관광개발을 포기한 것이 아니다. 두바이의 사례에서 보듯이 오히려 이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엄청난 규모의 관광개발이 시도되고 있다. 반면에, 개별화된 관광과 환경친화적인 관광을 가능하게 하는 소규모의 친환경적 관광개발도 이루어지고 있다. 즉, 구관광에서 신관광으로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난 것이 아니라 신관광과 구관광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다종다양한 신․구관광의 결합이 발생하여 관광이 다원화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구관광 패러다임으로 설명하기 힘든 새로운 관광현상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 신관광이라고 지칭하는 관광현상에 대한 정의가 이론 또는 작업틀과 무관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위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신관광에 대한 개념정의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다양하고 새로운 논의들을 총칭하는 것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즉, 이론이나 작업틀과는 아무런 관련 없이 정의를 내리고 있다. Lash와 Urry는 예외이지만, 이 경우에도 경제적 차원의 변동을 중심으로 한 이론적 설명을 하고 있어서 경제 이외의 여러 차원이 사장될 수 있다. 따라서 신관광에 대한 정의는 이론과 작업틀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져야 하겠다.
요컨대, 대중관광이 여전히 주 흐름으로 나타나지만 신관광의 특성에서 살펴보았듯이 새로운 사회현상이 기존 대중관광이 만연한 사회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일부 자리매김을 함에 따라 오늘날의 관광현상은 이러한 새로운 사회현상을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대처하는(또는 대처해야 하는) 새로운 관광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자연 및 생태환경, 문화 및 사회환경을 위협하는 대중관광의 폐단을 줄이기 위해 신관광(New Tourism)이라는 새로운 가치체계에서 대안관광(alternative tourism)이 출현하고 이를 토대로 지속가능한 관광에 대한 개념의 구체화와 실천전략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었다(김남조․조광익, 1998). 그러나 자연 및 문화환경 위주의 편향적 시각과 적용대상지역의 공간적 편협성, 관광객의 잘못된 소비태도를 중심으로 한 이용자 행동 위주의 관점, 새로운 시설이나 관광자원 개발을 누락한 채 주로 기존시설의 관리운영에 국한한 점 등이 신관광의 개념체계에서 한계로 나타나고 있다. 즉, 여전히 대중관광의 특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급변하는 새로운 기술적 환경, 경제적으로 더욱 윤택해짐에 따라 나타나는 다양한 수요, 건전한 자연․생태․문화․지역사회 환경을 지향하는 사회적 가치를 반영하고 수용하기에는 신관광 개념체계에서는 한계를 노정시키고 있으므로 신관광을 보완 또는 넘을 수 있는 새로운 관광 개념체계가 필요하게 되었다. 따라서 우선적으로 관광부문이 새롭게 나타나는 여러 사회현상을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대처하기 위해서는 거시 사회적 맥락으로 근대성의 세계화를 몇 가지 제도적 차원으로 나눠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근대성은 자본주의, 산업주의, 폭력수단에 대한 통제 또는 독점, 국민국가 등과 같은 네 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으며, 이를 일컬어서 Giddens는 근대성의 제도적 차원이라고 말한다(Giddens, 1990: 55-78;354-366; 1997:58-75). 근대성의 제도적 차원이 형성됨으로써 구관광이 시작된 것처럼 세계화 과정을 거치면서 거시 사회적 맥락이 변동함으로써, 즉 근대성의 제도적 차원에 변동이 발생하여 구관광 패러다임이 부적절하게 되었기 때문에 신관광을 모색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근대성의 제도적 차원 별로 신관광의 실제를 파악할 필요가 있겠다.
2. 연구의 사회적 맥락 - 근대성
1) 근대성 논쟁
‘근대성’(modernity)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나라마다 다른데, 영국에서는 17세기부터 그리고 프랑스에서는 19세기 중반부터였다. 크게 두 가지의 의미로 사용되었다. 하나는 19세기 전반 서구문명의 한 단계를 가리키는 것이었으며, 다른 하나는 미적 개념을 가리키는 것이었다(Calinescu, 1993: 53-54). 이처럼 근대성은 한 시대이면서 그 시대에 대한 의식이기도 한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즉, 한 시대로서 역사적 사건이면서 사회적 조건이기도 하고 또한 한 사상으로서 문화적 충격을 던져주었고 그로 말미암아 그 시대를 의식하게 만들기도 했다(Delanty, 2000: 8-14). 근대화의 결과 혹은 목표로서 근대성은 서구 문명사의 한 단계와 밀접한 관련을 갖지만, 근대화의 지구적 확산과정을 고려하면 그것을 넘어서는 것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홍성태, 2002: 68).
이러한 배경에서 탄생한 근대성에 관한 논의는 신보수주의로의 회귀와 탈정치화를 막기 위해서 미완의 기획으로 머물러 있는 근대성을 더욱 완전하게 실현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근대성(Habermas, 1983), 계몽주의적 기획에서 비롯된 이성과 합리성이라는 거대서사의 위장과 기만을 배격하기 위해서 근대성을 벗어나야 한다는 의미에서 탈근대성(Lyotard, 1984), 근대성으로 근대를 성찰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고도근대성 또는 후기근대성(Giddens, 1990; Beck, 1992) 등으로 분화되었다.(Giddens, 1990: 1-4). 먼저 Giddens의 근대성 이론을 살펴보고, 다음으로 이를 한국사회의 근대적 이행에 적용하여 세 시기로 구분하고 그 성격을 규명함으로써 연구의 사회적 맥락을 밝힌다.
2) 근대성 분석
근대성의 본질을 분석하는 고전이론가들의 저작에서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제도적 차원에서 근대성은 다차원적이라는 점이다. Marx는 근대성의 사회적 질서가 자본제적으로 변형되었다고 주장하고, Durkheim은 복잡한 분업과 자연에 대한 산업적 착취에서 비롯된 산업주의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Weber는 기술․인간활동의 조직․관료제의 형성 등에서 표출된 합리화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도대체 어떤 질서 속에서 살고 있는가? 자본제적 질서인가 아니면 산업적 질서인가 그도 아니면 합리화된 통제인가? 근대성은 제도적 차원에 보았을 때 다차원적이기 때문에 이러한 질문에는 하나의 대답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각각의 주장이 상호배타적인 것도 아니라고 Giddens는 말한다. 따라서 근대성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기존의 사회이론으로부터 어느 정도 단절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근대사회와 전통사회간의 단절을 설명할 수 있는 근대제도의 극단적인 역동성과 세계화를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근대제도의 극단적인 역동성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가?
가) 근대성의 역동성
근대사회와 전통사회를 갈라놓는 가장 명백한 특징은 근대성(modernity)의 극단적인 역동성(dynamism)이다. 전통사회보다 훨씬 빠른 변동의 속도와 범위 그리고 깊이 등이 근대사회의 특징이다. 따라서 근대사회는 질주하는 세계(runaway world)다. 근대적 사회변동의 역동적 성격은 시공간분리(the separation of time and space), ‘장소귀속성 탈피’(disembedding), ‘성찰성’(reflexivity) 등과 같은 세 가지의 기제(mechanism)7)에서 비롯되었다(Giddens, 1990: 1-54; 1995: 14-21; 1999: xi-xii).
근대성이 낳은 시공간 분리와 장소귀속성 탈피는 물리적 환경을 경험해야만 물리적 환경에 대한 지각을 할 수 있는 제한을 최초로 극복했다. 이리하여 전통사회에서 통합되어 있었던 일과 여가는 분리되었으며, 관광은 근대적 대중여가활동으로 제도화된다. 이러한 변동과정은 서구에서 여타 세계로 공간적 확장을 거쳤기 때문에 근대성 하에서 사회변동은 서구화 양상을 띠었다.
나) 근대성의 제도적 차원
이처럼 역동적인 근대사회를 제도적 차원에서 보았을 때 다차원적이라는 점에서 고전이론가들의 주장은 일치한다. Giddens는 근대성의 제도적 차원을 고전이론가들의 연구에서 도출한 자본주의․산업주의․감시․폭력수단의 독점 등과 같은 네 가지로 분류한다. 이와 같은 근대성의 제도적 차원들을 언급할 때 Giddens가 의미하는 바는 조직원리가 사회의 제도에 구조를 부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러한 차원들은 국민국가의 차원들과 조응한다(Giddens, 1990: 55-63; Giddens & Pierson, 1998: 81-83; Kasperson, 2000: 89-92).
먼저, 근대성의 등장은 근대적 경제질서, 즉 ‘자본주의’ 경제질서의 창출을 의미한다. 상품생산체계인 자본주의에서 중심이 되는 것은 자본의 사적소유와 자본과 임노동 간의 관계다. 그리고 이 관계는 계급체계를 중심축으로 형성된다. 자본가는 시장에 내다 팔기 위해서 상품을 생산한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자본가는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서 끊임없는 기술혁신을 시도한다. 기업 간의 치열한 경쟁과 상품화과정이 결합하면서 자본주의는 내부에 고도의 역동성을 갖추게 된다.
둘째로, Giddens가 ‘산업주의’를 여타 근대성의 제도적 차원들과 분리하는 이유는 산업이 근대사회의 기술적 토대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주의와 과학기술의 발달이 서로 맞물려 돌아가면서 기계중심문명이 전개되고 있다. 생산의 에너지원이 풍력․축력․인력 등 자연적인 것에서 비자연적인 것으로 바뀜에 따라 생산은 기계화된 공장생산으로 전환되었다. 즉, 산업주의는 노동 그 자체와 작업장을 변경시켰다. 그 외에도 산업주의는 교통과 통신에 변동을 초래하고 그 중요성을 더욱 강화시켰으며, 심지어는 가정생활에도 영향을 미쳤다.
다음으로 근대사회는 전근대사회와 명확하게 구분되는 조직 형태상의 강점이 있는데 그것은 국민국가(nation-state)다. 국민국가는 행정권력을 통하여 정보체계를 구조화함으로써 새로운 체계를 구성하기 때문에 정보의 구조화에 의존하고 있다. 또한 자본주의나 산업주의 같은 제도적 차원과 분리된 그 자체의 특성을 갖추어 나가는 과정에서 구조화된 정보를 활용한 인구에 대한 감시와 통제 능력을 확보한다. 바로 이것 때문에 국민국가는 특정한 영역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독자적이고 강력한 행정적 단위로 발전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폭력수단의 독점, 즉 군사력을 여타 근대성의 차원들과 분리해서 보고자 하는 이유는 18세기 이후로 대규모전쟁이 발발하면서 전쟁과 군대의 성격에 엄청난 변동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또한 20세기에 들어서서 군사력이 산업화됨으로써 전쟁은 총체적인 성격을 띠기 시작했다. 핵폭탄이 지닌 엄청난 파괴력은 정치적인 수단도 무력화시켜버린다.
자본주의․산업주의․국민국가가 수행하는 감시․폭력수단의 독점 간의 상호작용은 근대성의 제도에서 핵심을 구성한다. 이 네 가지 차원들과 그것들 간의 상호작용은 서구유럽에서 처음 등장했지만 근대성의 역동성으로 말미암아 세계화됨으로써 점점 더 지구적인 현상이 되고 있다.
다) 근대성의 세계화 - 고도 근대성
근대사회의 역동성으로 말미암아 사회체계는 고도로 불확실하게 되고 행위자는 성찰적이 된다. 확실한 것으로 간주되었던 것들도 자고 일어나면 오류가 있었음이 밝혀지고, 존재하는 모든 것은 역동적인 사회체계 속에서 수정을 거듭한다. 성찰성은 개인적․제도적 삶의 재생산에 침투하여 일상생활에 대해서 근본적인 의구심을 자아내고, 개인은 더욱 자율적인 존재가 되지만 존재론적 안전을 위협받는다(Giddens, 1991: 183-201; Kaspersen, 2000: 149-151). 이로써 근대성은 초기 형태와 다른 많은 중요한 사회변동을 수반한다. 이를 초기 근대성과 구분하여 후기근대성 또는 고도근대성(late or high modernity)이라고 Giddens는 명명한다.
고도근대성 하에서 근대성은 세계 도처로 확장되어 곳곳에서 근대적 변동을 일으킨다. 즉, 세계화(globalisation)가 일어난다. 세계화는 근대사회의 역동성의 최종적인 국면이기 때문에 근대성의 결과(consequences of modernity)다. 세계화 경향은 역동적인 근대성 속에 이미 내재되어 있었다. 시공간 원격화와 장소귀속성 탈피 그리고 성찰성은 사회적 상호작용을 전세계로 확장시키고, 지방과 지구를 상호교차 시킨다(Tucker, 1999: 229-232).이 과정에서 인터넷․위성통신 등과 같은 전자통신의 발전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신속하고 효과적인 소통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사람들의 의사소통방식에 변동을 초래하고 사회전체의 편성방식도 바꾼다. 이제 국경의 중요성은 더욱 줄어들고, 국민국가의 권력은 약화된다. 그러나 세계화는 지방 공동체와 국민국가를 파괴하지 않는다. 국민국가가 권력의 일부를 상실한 것은 사실이지만 세계화로 말미암아 지방의 자율성이 증가한 것도 사실이다(Giddens, 1990: 55-79, 174-178; 1995: 21-23; 1998: 133-138; Giddens & Pierson, 1998: 94-100).
따라서 세계화된 세상에서 전적으로 통제되고 일방적인 것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온갖 영향들이 뒤섞인 상황 속에서 탈중심화되고 무정부적이며 우연하게 오늘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세상이 형성되었다(Giddens, 1999: 6-19; Featherstone, 2002: 133-134). 고도근대성 하에서 펼쳐지고 있는 세계화 과정은 미국화와 더불어 유럽화․동양화․아프리카화․남미화 등을 더욱 강화한다. 즉, 세계화 과정은 사람․실천․관습․사고 등의 다방향적 운동과 관련이 있다. 지구적 과정은 다방향적이면서도 권력균형을 이루고 있다. 국민국가를 넘어서는 네트워크와 연결의 급증을 고려하면, 우리는 초국가적 문화와 지구문화의 초기발전 단계에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이 과정은 에스닉(ethnic) 또는 국민문화로부터 미국문화와 같은 초권력이나 세계주의적 통신과 연결망의 문화에 바탕을 둔 초국가문화로 이행을 수반한다(Elias, 1999: 311-431; Maguire, 1999: 37-41).
3. 네오투어리즘 모색 - 근대성의 전지구적 변동과 관광
근대성이 낳은 시공간원격화와 장소귀속성 탈피는 물리적 환경을 경험해야만 물리적 환경에 대한 지각을 할 수 있는 제한을 최초로 극복했다. 이제 시간은 분할될 수 있게 되었고, 활동들은 상이한 분절들로 할당될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따라 공적활동이나 노동은 여가로 정의될 수도 있는 가사활동시간으로부터 분리되었다. 축제․종교적 의무 등과 같이 특정한 시기에만 가능했던 여가가 언제든지 가능하게 되었다. 즉, 여가가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기대의 영역으로 편입되었다.
전통사회에서는 군사적 목적․종교적 순례․교역 등을 위해서만 여행을 했으나, 근대사회에서는 여가와 여행이 사회생활의 일반적 측면으로 제도화된 것이다. 이러한 변동은 여가를 위한 여행(travel for leisure)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이 가능성은 18세기 그랜드투어(Grand Tour)로 실현되었으며, 19세기에 이르러 중간계급의 패키지 휴가(package holidays)와 노동자계급의 해변휴양지(seaside resort) 그리고 상층계급의 해외여행(foreign tour)으로 자리를 잡았다(Waters, 1995: 124-157).
근대성의 결과로서 세계화는 관광에도 영향을 미쳐서 여가를 위한 여행 이후 다시 한 번 변동을 일으킨다. 일상적으로 잘 하지 않는 새로운 경험을 함으로써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다른 사람들도 같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집합적 시선(collective tourist gaze)의 공간으로서 해변 휴양지는 쇠퇴하고 다양한 담론들에 의해 특정한 시선이 정당화되는 관광의 세계화는 더욱 진전되었다. 정점에 이른 근대사회의 역동성과 근대적 성찰성은 불확실성과 지속적인 변동, 급격한 이동 등에 비추어서 관광을 성찰하게 했다.
관광 세계화의 첫 번째 측면은 패키지여행의 범위가 국경을 넘어서 확장된 것이다. 거의 대부분의 국민국가들이 나름대로의 스펙터클을 가지고 관광객을 유인하기 위해서 경쟁하고 있다. 개별 국민국가를 단위로 했던 19세기의 대박람회는 전세계적인 메가이벤트로 전환되었다. 둘째로 중간계급 관광객을 위주로 했던 패키지여행이 여행사를 거치지 않는 단독여행과 대안관광으로써 생태관광․문화관광․유산관광 등으로 다원화되었다. 이제 지구촌의 어느 곳이나 관광객의 발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으며 심지어는 지구 밖도 관광지가 되고 있다. 셋째, 관광의 탈분화가 발생했다. 문화의 탈분화와 함께 관광객의 영역과 비관광객의 영역 간에 탈분화가 발생한 것이다. 즐거움의 주변지로서 산업도시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 조성되어 있었던 해변 휴양지가 쇠퇴하고 산업의 중심지에 오락공원이 조성되었다. 관광객의 공간이 아닌 곳이 없으며, 관광객의 시선을 피할 수 있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따라서 19세기의 단일 관광객 시선에서 현재의 무수하게 많은 관광객 시선의 담론․형식․구체화 등으로 전환됨으로써 관광객 시선의 세계화가 이루어졌다. 이제 관광 그 자체는 상당히 소멸했으며, 기호경제 속에서 관광의 종말이 벌어지고 있다. 관광은 연구대상으로서 뿐만 아니라 어떤 사회적 의미를 갖고 있는가라는 측면에서도 탈중심화(Decentring)가 일어나고 있다(김사헌, 2006: 423-432; 김희영․김사헌, 2006: 9-27; Rojek, 2002: 21-24, 244-246; Turner & Ash, 1975: 93-113; Urry, 2002: 141-161; Waters, 1995: 151-156). 이하 네오투어리즘 체계에 입각하여 각각의 제도적 차원을 살펴봄으로써 네오투어리즘을 구체적으로 기술한다.
1) 관광상업화와 책임 있는 관광
2) 대규모 관광개발과 지속가능한 관광개발
3) 관광테러와 평화관광
근대사회의 형성과 함께 근대사회의 일반적 조건으로서 근대성은 국민국가 때문에 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민국가는 이전에 성취하지 못했던 정교한 행정체계를 구축함으로써 방대한 영토와 국민을 관할하게 되었다. 또한 전근대사회에서 지배계급의 수중에 있었던 폭력수단을 국민국가가 성공적으로 통제함으로써 폭력수단의 독점이 작동하는 영역, 곧 국경이 명확하게 되었다(Giddens, 1990: 55-63).
근대성 하에서 국민국가는 폭력수단을 성공적으로 통제함으로써 안전한 사회를 만들었으나, 폭력수단의 독점은 극단적이고 집단적인 이데올로기로 변질되기도 했다. 사회발전에 대한 강력한 열망인 근대주의는 자본주의 진영과 공산주의 진영 간의 대립으로 비화된다. 이로 말미암아 관광은 이념대립 하에서 체제의 우월성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전락하게 된다. 따라서 한국에서 남북의 대립과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안보관광’이 등장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안보관광지 사례로는 비무장지대, 땅굴, 강릉 통일공원, 이스라엘의 통곡의 벽 등을 들 수 있다. 휴전선 일대에 흩어져 있는 전쟁의 잔흔은 국민들의 안보교육의 생생한 장소로 인식되어 개발이 진행되었다. 북한군이 남침용으로 파놓은 땅굴을 관광지로 개발하였을 뿐만 아니라 공산주의의 무모함을 보여주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였다. 통일공원을 조성하여 동해안으로 침투한 북한의 잠수함을 전시하고 있는 것 역시 국내 안보관광 사례에 속한다. 국외 안보관광 사례로는 이차대전 직후 이스라엘의 건국 시 많은 이스라엘 국민이 살해된 예루살렘 성벽 중 일부인 ‘통곡의 벽’이 관광지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자본주의 진영과 공산중의 진영 간의 갈등으로 불리는 냉전(Cold War)은 후르시초프의 수정주의와 닉슨독트린으로 인해 화해의 국면으로 접어들었으며, 결국 1989년 독일의 통일, 1991년 구 소련의 붕괴 등 일련의 과정을 거쳐서 냉전시대가 종식된다. 냉전체제의 붕괴로 자본주의의 경제체제가 전 세계로 확산하게 되었다. 이로써 그동안 사회적 이데올로기를 중시하던 국가가 경제적 실리를 우선시하게 되었으며, 국가간 자유무역과 인적 교류가 급증하게 되는 등 세계화가 가속화되었다. 이때부터는 안보관광이 아닌 평화관광이 등장하게 되었다.
근대사회에서 이념적 대립이 극에 달하면서 등장한 안보관광(구관광)은 고도근대사회로 접어들면서, 즉 사회적 맥락이 전환되면서 평화관광(신관광)으로 바뀌게 된다. 그러나 기실을 따져보면, 평화관광은 이데올로기에 불과했다. 인도네시아 발리의 리조트에서 있었던 두 차례의 폭탄테러 그리고 스페인의 열차폭탄테러 등은 이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즉,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라는 대립의 축이 사라졌다고 해서 갈등 그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2001년에 발생한 미국의 911사태와 같은 테러, 202명이 사망한 2002년 발리의 나이트클럽 테러와 2003년 발리의 매리어트호텔 폭파, 2004년 자카르타 호주 대사관 자살폭탄테러 등과 같은 테러는 이러한 대립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관광지에서 관광객을 맞이하는 아시아의 회교도 호스트와 그곳에서 휴가를 즐기는 서구의 기독교인 게스트 간에 새로운 긴장과 대립의 축이 형성되었으며, 이러한 대립과 긴장의 새로운 축은 평화로운 관광낙원을 일순간에 관광테러의 장으로 만들어 버린다. 결국 구관광에서 내세운 안보관광은 이념적 대립의 대리인으로서 홍보수단이었다면, 신관광에서 말하는 평화관광은 관광이데올로기에 불과했다. 이제 우리는 제3의 길, 곧 이념적 평화관광이 아닌 실질적 평화관광을 모색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4) 유산관광/관광정보화
세계화 과정에서 국민국가는 국가 관광자원개발과 관광경영 상의 영향력을 급격하게 상실하고 있다. 이에 따라 획일화되고 유사한 대규모 국민관광단지개발, 국가적 관광홍보 등을 주도하던 국민국가의 관광정책에도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작금에 이르러 단순근대성 하에서 유사해져 버린 관광지간의 차별화가 주된 관심으로 부상함으로써 고도근대성 하에서는 모든 지방, 국민국가 그리고 지역에서 저마다 독특한 관광자원을 개발하는데 박차를 가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해당 국민국가의 독특성을 보여줄 수 있는 차별화된 관광개발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로 말미암아 국민국가 내 모든 지역이 독특성(유산 또는 고유한 문화)을 내세운 관광지로 거듭나기 위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관광지간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이처럼 관광개발과 관광경영에서 한편으로 국민국가의 권력이 약화되고, 다른 한편으로 국민국가 내 지방단위의 관광개발은 관광경쟁을 촉발함으로써 관광을 둘러싼 국민국가의 역할 재조정을 요청하고 있다. 즉, 획일적 국민관광단지 조성(구관광)에서 지방의 독특한 유산관광(신관광)에 이르기까지 국민국가의 제도적 차원에서 발생하고 있는 관광변동 역시 그 폭이 넓어지고 있다.
가) 유산관광
역할 조정기에 접어든 국민국가는 여타 국민국가 관광지와의 차별화를 위해 해당 국민국가의 역사와 전통을 활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관광에서 역사와 전통에 대한 관심 고조의 한 축을 국민국가가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전통사회는 역사와 전통 그 자체이기 때문에 근대적 의미를 갖는 역사 혹은 전통이란 것이 없었다. 따라서 역사와 전통에 대한 관심은 근대사회의 창조물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전통이 근대성의 결과적 국면인 세계화로 말미암아 변동하고 있다. 공공제도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도 전통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있으며, 전통의 잔재가 많이 남아있는 사회에서도 탈전통화가 일어나고 있다. 즉, 세계화 국면의 근대사회는 자신이 창조한 전통의 굴레에서 해방되고 있다.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자연이라는 의미에서 자연이 종말을 고한 것처럼 전통은 종말을 고했다. 그러나 세계화로 말미암아 전통이 종말을 고한 곳에서 새로운 전통이 범람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변동은 세계주의와 근본주의간의, 자율성과 중독간의 긴장으로 이어진다(Giddens, 1990: 36-45; 1994: 184-197; 1999: 36-50).
영국에서 역사와 전통을 상업화하거나 유산보존운동(heritage conservation movement)을 전개하는 것과 한국에서 한국적인 것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것은 이상과 같은 전지구적 변동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그런 측면에서 유산관광(heritage tourism)은 세계화의 산물이다. 근대성의 결과인 세계화가 가져온 탈전통화는 근대성 그 자체에서 비롯된 소외와 상실에 대한 반작용으로써 ‘진정성(authenticity)을 추구하는 관광’이라는 생각과 ‘진정성이 무엇이며 어디에서 발견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우리에게 던져주었다(래쉬․어리, 1998: 327-368; Edensor, 2002: 139-170; Meethan, 2001: 91-95; Urry, 2002: 94-123, 141-161).
요컨대, 근대사회에서 근대화 프로젝트를 주도한 국민국가는 근대적 국민관광을 형성(구관광)하였으며, 고도근대사회에서 세계화 과정이 진행됨에 따라 국민국가는 일정부분 자신의 권력을 상실하고 그 공백을 지방이 주도하는 유산관광개발(신관광)로 메우게 되었다. 그러나 의도하지 않았던 관광경쟁이 격화됨으로써 관광다원화의 성과를 무색케 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네오투어리즘은 국민국가의 제도적 차원에서도 제3의 길을 모색하는 한 이론적 체계가 되고 있다.
나) 관광정보화
정확하고 효율적인 세금의 징수와 통치를 목적으로 국민국가는 국민에 대한 종합적인 행정정보 체계(주민등록, 의료보험, 의무교육 등)를 구축했다. 국민국가의 행정체계구축은 정보화를 촉진한 한 요인이 되었으며, 정보통신기술을 사회적으로 조직하게 된 결정적 계기를 형성했다. 개별 국민국가가 저마다 방송기술과 통신기술의 발전을 국가적인 과제로 설정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통신기술과 방송기술 그리고 융합기술의 사회적 조직화는 관광정보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은 특히 관광산업부문에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켜 관광사업체의 경우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사업환경에 직면하게 되었고, 이용자의 경우 가정에 있는 컴퓨터의 단말기나 휴대용 개인통신기기(예: PDA나 휴대폰)로 관광정보의 획득 및 예약을 손쉽게 하는 최첨단 정보통신시대에 살게 되었다. 이로써 사이버관광, 유비쿼터스관광, 융합관광 같은 신관광이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유연한 개별관광객의 선택이 증대하고 관광객이 관광생산을 좌우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한 이면에는 감시(surveillance)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안방에서 컴퓨터를 통하여 여행일정을 잡는 순간 개인의 여행정보는 악용될 수도 있다. 즉, 개인이 자율적으로 관광을 조직할 수 있는 정도만큼 감시의 대상으로 전락할 수 있는 위험도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 구관광에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던 엄청난 관광기회와 가능성을 신관광에서 열었지만, 다른 한편으로 치명적인 위험을 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신관광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관광패러다임이 필요하며, 제3의 관광패러다임으로서 네오투어리즘은 이러한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한 개념체계를 제공한다.
Ⅲ. 결론
이상의 논의를 간략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근대성의 형성과 함께 구관광이 형성되었으며, 세계화 과정으로 인해 근대사회에서 고도근대사회로 근대성의 전환이 발생함으로 말미암아 동시에 구관광 패러다임으로는 해결하기 힘든 각종 관광문제가 발생하여 구관광에 대한 대안으로 신관광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신관광은 그 자체로 새로운 관광문제를 생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 맥락의 변동에 따라 새롭게 형성된 관광현상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에도 역부족이었다. 즉, 신관광을 대체할 새로운 관광패러다임에 대한 논의가 요청되고 있는 상황에서, 본 논문은 제3의 관광패러다임으로서 네오투어리즘을 제안한다.
근대적 대중관광이 형성된 것은 거시 사회적 맥락이 전통사회에서 근대사회로 이행한 것과 궤적을 같이한다. 이처럼 근대성의 형성이 구관광패러다임 형성과 상호연결된 것과 마찬가지로 신관광패러다임 역시 근대사회가 고도근대사회로 전환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본 논문은 거시 사회적 맥락의 변동을 근대성의 형성과 전환으로 설명하고, 신관광을 대체할 새로운 관광패러다임이 네오투어리즘임을 주장하였다.
네오투어리즘이라는 이론체계가 생소하기는 하지만 현실적합성이 뛰어나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서 고도근대사회의 네 가지 제도적 차원에 따라 다음과 같이 네오투어리즘의 개념적 특징을 기술하였다. 먼저, 자본주의 차원에서 네오투어리즘은 경제성과 공동체를 동시에 고려하는 책임 있는 관광이다. 다음으로, 산업주의 차원에서 네오투어리즘은 관광개발의 규모가 아니라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지속가능한 관광개발이다. 세 번째로, 폭력수단에 대한 통제 차원에서 네오투어리즘은 이데올로기적 관광낙원이 아니라 실질적 평화관광이다. 마지막으로, 국민국가 차원에서 네오투어리즘은 관광의 다양성과 관광지간 차이감소를 동시에 주장함으로써 관광경쟁을 지양하는 문화유산관광이며, 융합기술이 생산하는 위험(risk)에 대한 해결점을 모색하는 관광정보화다.
결론적으로 네오투어리즘은 다음과 같은 함의를 갖는다. 첫째, 경제성에 대한 일방적 추구가 아니라 책임 있는 경제성 추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제 관광 경제성 추구는 호스트공동체의 사회와 문화를 파괴함으로써 얻는 것이 아니라 양자를 조화시킴으로써 획득하는 것이어야 한다.
둘째, 대규모 관광개발에서 소규모 관광개발로의